화이트칼라의 위기 - 화이트칼라는 자본주의로부터 어떻게 버림받고 있는가?
질 안드레스키 프레이저 지음, 심재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화이트칼라의 고생과 착취를 이야기한다. 뉴욕타임즈와 포브스에서 경제관련 기사를 쓴 질 안드레스키는 이 책에서 지금 미국 화이트칼라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 화이트칼라의 모습


이 책에 나오는 보통 미국인의 삶은 믿기지 않는다.  핸드폰과 팩스같은 정보통신 기기 덕분에 화이트칼라들은 가정에서도 일을 해야만 한다. 아무도 잔업을 시키지는 않았지만 해고의 공포 때문에 스스로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심지어 주말과 공휴일에도 일을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몸은 아프지만 회사가 보험수당을 줄이는 바람에 병원에 함부로 가지 못한다. 비정규직은 점점 많아진다. 경영자들은 자랑스럽게 “공포야 말로 훌륭한 경영수단”이라고 떠벌린다. 고생한 화이트칼라는 다른 기업으로 가고 싶지만 그곳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행복한 것인가? 전혀 아니다. 1960년대 미국의 경제는 세계를 좌지우지했다. 많은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평생고용을 약속했다. 봉급은 점점 올라가고 보험과 복지수당은 높아져만 갔다. 하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일본, 독일의 추격으로 미국 경제는 점점 내려갔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자 미국 정부는 기업에게 합병과 근로자 해고를 자유롭게 해주었다. 이 시대 많은 미국인들은 매우 고생했지만 조금만 버티면 1960년대처럼 좋은 시절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었다.


냉전이 지나가고 미국 경제는 점점 회복되었고 다시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회복의 열매를 결코 화이트칼라에 돌아가지 않았다. 기업은 철저하게 화이트칼라들을 배신했고 오히려 이를 기회로 여겨 더욱 쥐어짰다.


배신의 결과는 너무 썼다. 미국의 CEO들은 위기극복과 감량경영 이라는 이름으로 사원들을 마음껏 자른다. 남은 직원들은 떠난 직원들의 몫까지 죽어라 일을 한다. 화이트칼라들의 이런 고생 덕분에 기업은 성장한다. 하지만 화이트칼라의 실질 임금은 20여년 가까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보험수당과 연금수당이 줄어들었다. 그 대신 CEO봉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져만 간다. 아무도 직장과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다.직원들끼리는 암투와 경쟁이 벌어지고 직장에서 웃음은 사라졌다.

 

 

빈약한 대안. 한국은?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대안은 고작 ‘잔혹한 감량경영은 오히려 역효과가 아니 경영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느니 ‘화이트칼라도 어느정도는 뭉쳐야 한다’라는 정도로 보잘 것이 없다. 즉 저자도 이런 상황을 뒤집을 만한 희망이 별로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다.

미국이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난 어설프지만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난 이 책을 읽고 생각했다. 역시 고시공부 밖에 길이 없는 건가? 안되면 공무원 시험이라도 기필코 붙어야 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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