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노예
로버트 라이시 지음, 오성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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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는 끊임없는 혁신의 시대다. 혁신하지 않고서는 변화에 적응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 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가입자가 1000만명이 넘는 프리챌이 싸이월드에게 박살난 사건은 신경제에서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말해준다.


이런 혁신을 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기업은 모든 것을 혁신하기 위해 이들을 높은 몸값으로 끌여들였고 이들은 예전보다 더욱 돈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끊임없는 혁신으로 벌어지는 기업의 피터지는 경쟁 덕분에 우리는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값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사회는 구매자 천국의 시대로 들어갔다.


그러나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다시 말해 혁신할 수 없는 사람들은 혁신의 대상이 되어 몸값이 점점 내려갔다. 결국 사회의 부는 몇몇 능력있고 교육받은 20%의 사람들에게 집중하게 되었고 나머지 80%의 삶은 상대적으로 더욱 처지게 되었다. 부의 양극화가 깊어진 것이다.


그럼 신경제 속에서 부유해진 사람들은 돈이 많으니 편안하게 살까? 그렇지 않다. 신경제는 흥하고 망하는 일이 매우 빨리 이루어진다. 그리고 뒤처진 사람들은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혁신)을 기울인다. 결국 맨 앞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


결국 모든 사람들은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바닥으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일한다. 가족은 서로 점점 멀어져가고 자신의 모든 것은 시장의 판매되는 브랜드로 변한다. 삶의 모든 면이 오직 일로만 흘러가고 일 말고 다른 것들에는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다.




클린턴 시대의 노동부 장관이자 진보적 경제학자인 로버트 라이시가 이 책을 썼다. 저자 자신도 신경제에서 일에만 몰두하다가 삶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지금은 교수직에 머물며 책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쓴 책이지만 이상하게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24살인 내가 몇년후에 맞이해야 할 세상이 이런 세상이라고 생각하니 좀 섬뜩하기도 하다.


이 책은 사회를 휩쓰는 변화의 흐름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매우 재미있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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