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에세이 - 개정증보판 동녘선서 70
김교빈.이현구 지음 / 동녘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동양철학을 수구적이고 고리타분하게 생각한다. 특히 유교에 대해서 더 그렇다. 하기야 그럴 만도 하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유교이데올로기 덕분에 억압받으며 살았는가? 그들은 정절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강요받기도 하였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자신을 억누르는 사회에 반항하기 위해 자살한 것조차 정절을 지키기 위한 죽음으로 추앙받기도 하였다.<-향랑 산유화로 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동양철학이 그렇게 보수적이고 폐쇄된 학문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동양철학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이용하는 지배층들이 동양철학을 자기입맛대로 이용했을 뿐이다. 성경도 그렇다. 나는 성경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경의 중심사상이 사랑이라는 사실은 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과 예수의 이름으로 살육을 저질렀는가? 그것이 성경 잘못인가?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동양철학에 담긴 깨끗한 열망을 발견하였다. 유가를 읽으며 공자가 꿈꾸는 사람다움에 대해 알았고 맹자를 읽으며 그의 불타는 정렬을 보았다. 묵자를 읽으며 끝없는 민중사랑과 정의감을 알았고 순자를 읽으며 선악설에 가려진 철저한 인간중심의 사상을 보았다. 장자를 읽으며 그의 웅대한 뻥(?)을 보았고 노자를 읽으며 그가 꿈꾸는 도가 무엇인지 감이 잡혔다.


단순히 동양철학은 어떤 학문일까 궁금해서 읽어본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지적 충격을 주었다. 내 동양철학의 편견이 깨진 것부터 해서 어쩌면 내 삶의 방향을 동양철학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희망까지, 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작은 세계에서 살았는지 깨달았다.


1994년에 나와 지금까지 팔리고 있는 장기 베스트 셀러다. 문장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내용도 쉬워 동양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동양철학을 찬양만 하지 않았다. 동양철학이 태어난 춘추전국시대와 지금시대를 같이 보며 비판적으로 동양철학을 바라보았다. 노자, 장자, 공자, 맹자, 묵자, 순자등 동양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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