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회에 대해서 잘 모른다. 아르바이트의 경험도 없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지도 않는다. 내가 사회에 대해서 아는 것은 "사회는 얼음장처럼 차갑다"라는 말밖에 모른다. 이 말은 추상적인 이미지만 전해줄 뿐 실질적인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난 내가 가야할 사회에 대해서 알고 싶다. 그것도 숨겨진 내면적인 사회에 대해서 말이다. 나의 이런 의문이 이 책을 선택하게 한 것 같다.
이 책은 미국의 한 경영자가 사회의 초년생들에게 직장의 생존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먹고 먹히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상사를 누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부하들을 잘 다룰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부제는 "최고 경영전략가가 되기 위한 정글의 생존 전투 기술 81가지"
물론 미국이라는 사회가 배경이라는 점에서 한국사회와는 차이가 많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알라딘에서 이 책에 관한 서평들을 보았는데 결론들의 대부분은 무조건 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정말 잘 읽으라고 권하였다.
하루만에 다 읽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순식간에 읽었다. 새로운 전율을 느꼈다. 직장이라는 세계의 또다른 일면을 6시간동안 느꼈다.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은 절대로 겸손하거나 양보하며 살라고 하지 말라고 한다. 이 책은 정직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인맥을 만들어 놓으라고 한다. 최대한 상사와 친하라고 한다. 상사가 하는 것은 무조건 하라고 한다. 상사가 골프를 치라고 하면 골프를 치라고 한다. 아니꼽고 힘들더라도 무조건 하라고 한다. 예기한 것들은 무조건 일기장에 기록하라고 한다. 나중에 분명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라이벌이 있으면 천천히 죽이라고 한다. 맘에 안드는 상관이 터무니없는 일을 시키면 무조건 하고 그 책임을 상사에게 전가하라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책임을 면하라고 한다. 실패하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거리를 두라고 한다. 어떤 일을 할때 최대한 많은 동의를 얻고 성공을 한다면 자신에게 성공을 돌리고 실패를 한다면 많은 사람에게 전가해서 실패를 희석시키라고 말한다. 잘 안되면 모른다고 발뼘하라고 한다.
그리고 위의 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수많은 지침들과 실행방법이 있다.
그리고 말한다. "배짱이 없으면 영광도 없다"
물론 이 내용이 직장생활의 다는 아닐 것이다. 이것이 사회의 모든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중요한 것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내용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난 이전까지 어째서 정형근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왜 이 나라에 친일파가 그대로 살아남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왜 학문의 세계인 대학교의, 교수가 될려면 돈과 인맥과 학벌이 필요한지 잘 몰랐다. 난 몇몇 여자들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면서 거지같은 개자식들에게 목메는 것이 이해가 안갔었다......(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이제야 좀 이해가 갈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많이 알았다. 이 책은 직장인들의 처세에 관한 책이지만 확장하자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처세에 관한 기본적인 어떤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난 이 책을 읽고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인 어떤 무언가를 알았다. 이것을 몸에 익히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지만 어쨌든 조금이라도 처세의 일면이라도 안 것이 어디인가
물론 이것이 다가 아닐 것이다. 좀 더 공부해야 할 것이다. 어쨋든 나름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나의 기본적인 삶의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노력하고 정직하고 성실하라...
......
예전에 읽었던 이오덕 선생님의 시가 생각난다. 작은 풀 하나 살리지 못하는 삶이 과연 무슨 가치가 있을 것이냐고......
삶에 대한 좀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2월까지 열심히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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