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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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370page정도 되는 조금 많은 분량이지만 재미있기 때문에 금방 읽었다.

이 책은 옛날 자료를 이용해 조선의 뒷골목 풍경을 복원했다. 오랜지족의 원조인 별감, 조폭의 조상인 왈자, 도박, 금주령등 그 시대의 어두운 면들이 고스란히 내 눈앞에 펼처졌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그시대의 양반들이 사실상 양반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건전한 양반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양반들은 좀 깨는 분들이 많다. 기생쟁탈전을 벌이는 양반들, 과거시험에서 필사적으로 컨닝하는 양반들, 도박하는 양반들등 온갖 추태를 벌이는 양반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성문제만큼은 양반들의 이중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 나오는 양반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지금 직장인들이 룸쌀롱에서 벌이는 짓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여자들을 단죄할 때에는 유교운운 하면서 자신은 매우 올바르고 건전한 척하는 가증스러운 짓거리를 한다. 감동사건과 어우동 사건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들이 많다.

솔직히 말해서 재미있긴 했지만 내 맘에는 들지 않았다. 난 그 시대의 생활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샀다. 하지만 이 책에는 생활보다는 조선시대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책 제목인 '조선의 뒷골목 풍경'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난 '뒷골목 풍경'이라는 제목이 조선사람들의 삶을 나타내는 단어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실제로 읽어보니 '뒷골목 풍경'이란 단어는 역사학자들이 다루지 않는 조선의 그림자 역사란 뜻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내가 알고싶어한 민중생활사와는 거리가 멀다.

비록 내가 책을 읽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안한다. 이 책 덕분에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은 재미있는 사건들을 많이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시대나 지금이나 삶의 본질적인 부분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음도 깨달았다. 그러니 후회는 안한다. 하지만 그시대의 삶을 알고싶은 내 호기심은 여전하다. 나중에 다른 책을 다시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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