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이 나왔습니다. 표지의 문장이 저의 흥미를 확 끌어당겼습니다. "집에 불이 난다면 무엇을 구해내겠습니까?"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 얜 그러니까 구함을 받은 것이로군요.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저는 이 책 때문에 주말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 내 집에 불이 난다면 난 과연 무엇을 가지고 나갈 것인가? 곰곰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지금 제 집에서 제일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입니다. 한데 불이 났는데, 책을 어찌 들고 나가겠어요.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작정을 하고 고르고 보니 겨우 여섯 가지 정도이더군요. 그때서야 깨달았죠. 아, 책이고 옷이고 가전제품들이고 다 부질 없는 것이로구나!! 뭐, 이런 깨달음을 받았다고 다시는 책 같은 것은 안 살 거야! 지금 가지고 있는 책만 읽어야겠어! 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추석이 지날 때까지는 절대 책을 사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더랬습니다.

 

한데 방금 무너지고 말았어요. 메일을 열어보지 말았어야 합니다. 저 책에 대해 모르고 있었어야 했습니다. 한데, 주말에 서점가서 저 책을 보고 말았더랬습니다. 보고선 비웃었더랬습니다. 스트레스 풀려다가 손 굳은(!) 나는 색칠하다가 더 스트레스 받겠다, 라고 말입니다. 한데, 그걸 알기라도 하듯(이럴 때, 하루키의「우연 여행자」라는 단편이 생각납니다.) 이래도 안 살래? 하며 내가 들춰본 그 책이 (아, 물론 이 책만 구입하는 거라면 제가 이 글을 쓰지도 않겠지요) 글쎄 +해서 팔고 있지 뭡니까! (알라딘 이런 메일 나에게 보내지 마란 말이닷!)  바보처럼 이런 것에 뿅! 가다뉘(ㅠ.ㅠ) 아무리 책을 사고 보니 선물이 있네, 가 아니라 우와, 색연필을 사면 책을 준대! 하는 세상이 되긴 했지만서도. 이렇게 또 무너지고 말다뉘!

 

   

 

그리고 날아든 또 하나의 메일 속엔 마스다 미리(『최초의 한입』) 의 새 책을 예판한다며. 이제 마스다 미리, 그만 읽어야지 했는데 주제가 좋아하는 주제. 먹는 거. 참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결국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에라, 이왕 이렇게 된 것 한번 채워보자, 며 온라인 책쇼핑을 시작.

 

  

 

김경미(『밤의 입국 심사』) 시인의 새 시집도 담았습니다. 친구에게 선물해줄(이번 추석에 한번 잘, 읽어보라며) 므흣하고 야한 책(『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도 담고, 김영하(『보다』) 작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새 에세이 예판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새 책 리스트를 보다가 그만(-.-)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 경주편(『이 고도古都를 사랑한다』)이 나온 걸 보고 말았고, 스티븐 킹이 이 책(『힐하우스의 유령』)을 읽고 『샤이닝』을 썼다는 엘릭시르의 책도 보았습니다. 김중혁(『메이드 인 공장』) 작가의 새 에세이집 산다는 걸 깜빡, 했다는 걸 알았고, 엘릭시르의 예쁜 책, 고전부(『멀리 돌아가는 히나』)가 새로 나온 것도 보고 말았지요. 일단 눈에 띄는 대로 장바구니에 다 넣고 보니, 털썩! 구제불능, 책 수집가. 불조심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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