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리오 기담 이즈미 로안 시리즈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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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러니까, 표지에서 보듯이 일본의 으스스한 이야기 냄새가 물씬 난다. 표지로만도 호기심 자극 만땅인데 제목에서 풍기는, 왠지 궁금한 단어, '엠브리오'는 뭐지?(엠브리오가 뭔지는 각자 알아보시길-.-)  그래서 읽었다. 원래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니까..

 

전날에 한 편을 읽고 다음날에 다음 편을 초저녁에 읽었다. 두 편 정도 읽고 저녁을 먹고 자려고 누웠다가 책이 보이기에 다음 작품으로 넘어갔는데,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고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안 넘길 수가 없었다는!

 

표제작도 좋았지만(신기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어서;;), 그와 이어져 있는「라피스 라줄리 환상」속의 삶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한 서너 번, 다시 살면 그 기분이 어떨까, 경험해보고 싶다-.-;). 이 책은 읽으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타임머신 이야기가 떠올랐는데, '라피스 라줄리'가 타임머신보다 훨씬 더 리얼하고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작품인 「수증기 사변」은 '나'가, 이제는 얼굴도 잊혀진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다가가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다가 가고 싶어하는 그 마음에 백번 이해가 갔다(사진을 남길 수 없으니..가난한 옛사람들은 초상화도 못 그렸을테니). 어쩌면 나도 그런 온천이 있다면, 사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얼굴을 보기 위해 다가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사실, '기담' 의 의미는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뜻인데 그럼에도 나는 내심 무서울 거라고 겁을 먹었다.(-.-) 기담을 공포로 착각하는 이 무지라니. 그런데 앞부분의 이야기들은 사실 무섭다기보다는 뜻 그대로 '이상야릇한' 이야기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공감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 속 사람들의 행동도 다 이해가 되더라는 말. 하지만 마치 그런 나를 놀래줄기라도 하듯이 점점 더 야릇한 이야기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는데…… 바로 「있을 수 없는 다리」라는 단편에서부터였다.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이런 이야기는 자기 전에 읽어야 한다며!) 딱 한 편만 읽고 자야지, 하는 단순한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읽다가 그만, 마지막 책장까지 읽고 그 책을 덮고서야 잠이 들었다.(꿈을 꿀까봐, 억수로 겁을 내면서) 아무튼, 무서워지기 시작한 첫 이야기,있을 수 없는 다리」는 초반부에는 노파가 된 엄마의 안타까운 사연이 드러나면서 앞서 읽은 것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잘 나가다가 갑자기 변해버린(!! 무엇으로? 무시무시한 것으로?!) 아들 녀석 때문에 깜놀라서 잠이 확, 달아났다. 읽으면서 내내 '성불하시오, 성불하시오' 라고 되뇌었다는.. 이후, 그 절정은 「지옥」이었다. 아, 끔찍하고도 무섭고, 잔인한 인간!!!!!

 

읽어보시라, 내 말이 맞는지 틀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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