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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평점 :
오늘의 '우리' 젊은 작가들 소설이라서,는 핑계이고(왜냐면 이전에 나온 작품들을 다 사서 읽은 것은 아니었으므로) 시리즈의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꽂아두면 폼(!) 날 것 같아서, 핑계삼아 책을 사모은다. 읽은 것은 이제 겨우 한 권. 이 책, 이장욱의 장편『천국보다 낯선』이다. 사실은 읽으려고 펼친 것도 아니었다. 표지가 예뻐서, 고흐의 그림 같아서 쓰다듬으며 보다가 펼쳤고 첫 문장을 읽었고 그만….
다 읽고 보니 그의 소설을 그동안 읽어왔던 것. '아! 변희봉' 이라거나, '아! 하루오'하고 바보처럼 외친 것은 생략하고 싶다. 괜히 창피하니까. 그렇다 해도 작가를 보고 읽은 것이 아니라 작품을 보고 읽은 것에 대해서는 나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쓰담쓰담! 그래, 작품을 봐야지. 작가가 아니라.
로드무비 형식의 소설이었다. 화자는 셋, 아니 넷이던가?
시집을 내는 작가의 글은 너무 감상적이거나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가끔 소설 같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장욱의 소설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시처럼 읽히는 소설임에도 뚜렷하게 전해지는 스토리. 푹 빠져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좋다고. 물론 각자 딴(!) 생각을 하고,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상황들을 읽으며 의아해하고, 살짝 공포(!)스럽기도 했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원래 우린 각자의 생각에만 빠져 사는 걸.
또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 제목으로만 되어 있는 차례. '천국보다 낯선'이란 짐 자무쉬의 영화 제목으로 된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려나, 하긴 했지만 모든 영화를 본 것은 아니므로 그 상관 관계는 잘 모르겠고. 다만, 마지막에 가서야 어쩌면 우리가 지금 읽은 것은 A의 영화가 아니었나, 싶고. 하지만 그런 게 또 무슨 상관일까, 싶고. 그러니까... 어차피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일 테니..뭐 그런 생각.
밑줄 그어놓은 것은 엄청 많지만, 혼자서만 두고두고 곱씹어보련다. 그리고 이장욱, 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둔다. 앞으로 나는, 그의 작품보다 그의 이름을 먼저 알아볼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