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아모스 오즈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주말에 아모스 오즈의 새 책을 읽었다. 언젠가 그의 책을 읽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장편이었고, 여자에 관한 책이었다. 여자, 사랑, 뭐 이런 것에 관심이 많은 나는 책소개를 보고 분명 흥미를 느꼈다. 한데 읽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내게 그 책은 버거웠을까? 아니면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던 걸까? 아무튼 그 책은 내게 읽히지 못하고(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에 작은 책이었건만) 책꽂이에 꽂힌 채로 아직도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은 알지만 읽어본 책은 없는 아모스 오즈.

 

앤드루 포터의 글이 좋았냐고 물었다. 무척, 좋았다고 하니 그렇다면 아모스 오즈도 좋아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어쩌면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럴까? 예전에 내가 읽어내지 못한 작가였는데? 반신반의.

 

새 책을 받고 언제 읽지, 고민했다. 얼른 읽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았다. 짬(!)이 났던 날. 단편이니까, 한 편은 읽을 수 있을 거라며 휘리릭~ 읽었..아니, 넘겼다. 어, 근데 이게 뭐지?(-.-) 끝이 왜 이래? 나 왜 독해력이 없어진 거지? 왜 이해가 안 되는 거지? 아놔~ 머리를 집어뜯다가... 짬이고 뭐고,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 이번엔 정독! 제대로 정.독.(사실 정독까지 안해도 될 책인데 내가 너무 건성으로 읽은 바람에;) 그제서야 아ㅡ 하는 안타까움의 한숨.

 

「노르웨이 국왕」에 나오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어깨에 지고 사는" 쉰다섯의 키 작은 노총각 즈비, 그의 삶은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 테지,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내 기준인 거야. 그럼에도 나는 왜 그가 그렇게 안타까울까? 이게 문제다.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와 다르다고 상대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일. 아무튼, 그는 잘 살아간다. 자기 영역안에서, 자신만의 률을 지키며. (아, 그래도...그래도, 간섭하고 싶은 이 오지랖!-.-)

 

두번째 단편부터는 집중을 한 편이다. 「두 여자」, 오스낫과 아리엘라가 내보이는 사랑의 방법. 누가 더 많이 사랑하고, 누구의 사랑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 그렇지만 역시 자기 방식대로의 사랑들. 그리고 세번째 단편, 표제작인 「친구 사이」, 만약 내가 에드나였다면 나훔과 같은 아버지 밑이었다고 다비드를 선택했을까? 괜히 내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몰입을 했다. 결론은 딸은 아버지와 같은 남자를 원하기도 하지만 절대 다수는 아버지와 완전히 다른 남자를 원하기도 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 그래서 내 선택은, 비밀!

 

그외, 연작처럼 등장하는 모든 글은 "키부츠"라는 공동생활체를 배경으로 하지만 "키부츠"에 관한 소설은 아니다. 앞에 몇 편 보았듯이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정원사 즈비의 고독, 두 여자의 사랑, 친구와 딸 사이에서 번민하는 나약한 아버지 등등 이들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나오는 인물 모두가 하나 같이 외로운 것이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살아가고 있는 무덤덤한 삶들, 그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아모스 오즈. 결국 글들을 읽다 보면 그래, 삶이란 게 그렇지 뭐. 하는 생각이 앞선다. 완벽해보이는 키부츠 내에서의 삶이지만 인간의 삶은 별다를 게 없다는 것.

 

이제 읽다가 포기한 그의 장편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내 애정 작가의 한 사람이 된 아모스 오즈. 읽을 게 많은 애정 작가의 탄생은 나로선 행복한 일.

 

그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모두 중요하지 않다고, 그런데 정말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는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혼잣말을 했다. 인생이 모두 흘러가버리고 있는데 그는 아직도 외로움과 그리움, 욕망과 죽음이라는 거대하고 단순한 진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_「한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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