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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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영화를 봤다. 그 유명하다는 뮤지컬로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영화도 나쁘지 않았다. 첫 장면에서부터 나는 헉, 하고 빨려들어갔으니까. 영화를 보고 그 아쉬움을 아마 책으로 달래보겠다며 책을 샀던 것 같다. 영화가 먼저였는지, 뮤지컬이 먼저였는지, 원작이 따로 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영화를 봤는데 책이 있었고, 그래서 읽어보려 했었던 것 같다. 한데 언제나 그렇듯이 읽겠다고 하고선 책꽂이에 얌전히 꽂아두었다. 근데 그 책이 새로 나왔다(-.-). 이.럴.수.가!!

 

이번 주부터 25주년 내한기념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공연을 한다고 한다. 역자 소개를 보니 그 계기로 이 책의 새로운 판을 내게 되었단다. 부족한 점을 많이 참고하고 보완하여 낸 책이란다. 읽어보니 과연, 그런 것 같다. 그때는 왜 못 읽었을까? 알 수 없지만 이번엔 제대로 휙휙 넘어갔다. 

 

영화든 소설이든 감상을 말하는 건 쉬운 일이다. 그저 재밌다, 라고 말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어려운 순간은, 진심으로 감동했을 때다. 그 감정을 어떻게 말할 수 있지? 내가 고민스러운 건 『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난 지금이다. 내가 느끼는 당혹감은, 글쎄, 이 감정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것?! 하핫;;;

이 소설은 빛의 시대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비극은 비극인데,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그 결말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읽어보시라! 읽어보면 내 마음을 알 것이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결론!

 

"그 점이 바로 끔찍한 거예요. 그의 존재는 제 마음을 공포로 가득 채우죠. 하지만 그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어요. 라울, 제가 어떻게 그를 미워 하겠어요? 지하의 호숫가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저를 인도하고는 발밑에 꿇어앉아 사랑을 고백하는 에릭을 생각해봐요! 에릭은 스스로를 저주했어요. 자신을 비난했어요. 그리고 제게 용서를 빌었어요! 자신이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도 고백했지요. 에릭은 저를 사랑해요! 그는 저 지하 세계에 헤아릴 수 없이 넓고 비극적인 사랑의 왕국을 펼쳐놓았어요. 에릭은 사랑 때문에 저를 데려간 거예요. 사랑 때문에 땅 밑에 저를 가두었지만…… 하지만……  에릭은 나를 존중해줬어요! 전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다시 자유롭세 해주지 않는다면 평생 그를 경멸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는 땅바닥에 엎드려 고통의 눈물을 흘렸지요. 하지만 에릭은 제게 자유를 주었어요. 비밀 통로를 알려주었지요. 단지…… 단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라울,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해요. 에릭은 천사도 유령도 천재들의 정령도 아니지만,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임에는 틀림없어요. 그가 일어나 노래를 부르지만 그만 노랫소리에 빠져 그곳에 머무르고 말았으니까요!"

 

덧, 아, 이 장면 생각난다. 그리고 OST 좋아서 한참 들었더랬다. 지금도 응얼응얼~ 아 책을 읽고 나니 뮤지컬이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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