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김연수 작가 사인회를 하는 곳이 반디앤루니스 서점이어서 일찍 나가 책 구경을 했다. 출입구 매대엔 이날 김연수 작가의 사인회가 있는 탓인지, 베스트셀러인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와 함께 놓여 있었다. 베스트셀러여서, 라고 생각하기로! 했으나 천 번은 분명 베스트셀러이나 파도는 종합 순위에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베스트셀러라고 하기엔^^;; 매대를 한번 훑어봤더니 눈에 들어오는 두 권의 책,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와 <생의 마지막 순간, 마주하게 되는 것들> 죽음에 관한 책이 매대에 올려져 있어, 호기심이 동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은 잘 안 읽는 편이다. 슬프니까, 맘이 아프니까, 그러니까...

 

반디앤루니스 센트럴 점의 종합베스트 1위는 혜민 스님의 책이다. 한동안 안철수에게 자리를 내어주더니 다시 탈환하셨다. 3위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쌤의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그다음 세대에게 고하는 말씀이시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쉽게 취직이 안 되거나 취직을 했어도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충고와 좋은 말씀들. 

 

 

4위는 MBA 와튼스쿨에서 비싼 강의로 손꼽히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움 이름을 보니 비싸긴 비싸겠다) 교수의 강의록이란다. 책 제목을 보면서 역시 제목을 잘 지어야 해! 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세상엔 원하는 것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한번 읽어보고 싶긴 하다는 생각을 했다. 움움 이제 자기계발서, 화술에도 이제 관심을?(설마, 그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5위는 예판때부터 관심 집중이 되었던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처음엔 도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난리가 났나, 싶어 읽고 싶었는데(살까, 고민하며 장바구니에 담았더랬다) 재빨리 사서 읽은 믿을만한(!) 독자 두어 명의 리뷰를 보고 사서 읽는 것은 포기하고 누구라도 주변에 한 사람이 사서 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책 되겠다. 엄마들의 포르노, 래나? 뭐 그런 말까지 나온 것 같은데~ 등장하는 주인공은 이제 21살이 된 여자와 그녀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27살의 남자. 21살이 사랑에 서툰 것은 당연할 것인데.. 아무튼 궁금하지만 누군가 사기만을 바랄 뿐!^^ 그리고 6위는 이병률 시인의 두 번째 여행에세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다. 7위는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다. 70세 이상 인생을 사신 현자들 1000여명을 찾아다니며 들은 통찰 깊은 조언들이 담긴 책이란다. 인생 전반에 걸친 사소한 사건에서부터 삶의 철학과 신념까지 총망라. 나이는 헛으로 먹는 게 아니니까, 분명 좋은 말씀들로 가득할 것이다. 당연하지! 8위는 그럭저럭 살지 않고 진짜, 내 인생을 살기 위해 억대 연봉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 둔 지은이의 선택에 관한 글 <나는 그럭저럭 살지 않기로 했다>이다. 누군들 진짜, 내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겠나,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니까 그럭저럭 살아가는 거겠지. 뭐. 나머지 9위나 10위은 패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소설이 한 권도 진입하지 못했다는 사실. 소설도 저 외설스러운(이라고 말하고 은근 궁금해하는;) 외국 소설 한 권뿐이고 죄다 에세이, 자기 계발서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맘을 다스리지 못하는 게 틀림없다. 다들 책을 읽으면서 충고 듣고, 의지하고, 힘을 받으려는 듯하다. 제 마음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충분한데, 다들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거 아냐?(라고 잘난 척하면서 그럼 난? 크크 나도 사실은 책을 통해 힘을 얻지;;)

 

     

 

 
베스트셀러 코너를 지나다 보니 하루키 에세이만 진열해놓은 매대가 있었다. 하루키 에세이 시리즈는 정말이지, 뽀대가 난다. 사진을 요따우로 찍은 바람에 폼이 안 나는데 정면으로 놓아도 예쁘고, 꽂아놔도 멋지다. 책을 훑어보다가 조금 눈을 돌리니 지갑 액세서리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책은 뒤로 미루고 지갑 구경 흐흐. 카드 꽂이 하나랑 사인 받을 김연수 책을 샀다. 그리고 다시 책 코너로 가서 눈독을 들였는데 이날 내 눈에 들어와 구입의 유혹을 남기게 한 세 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산문집이 나온 것은 알았는데 연재했던 거라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더랬다.

한데 직접가서 보니 책, 너무 예쁘다!!

책 속의 삽화도 좋고, 글도 좋다

(김연수 작가의 이야기가 맨 처음에 나와서는 절대 아니다!ㅋ).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들고 가기 무겁다는 핑계를 대며 포기!

나중에 구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제목은...별로인데;;;;


 

 

난 왜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가?

타임머신, 두 번의 생, 죽었다가 살아나는 이야기 등등

모든 게 싫어지고 어디론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일곱살 꼬마가 되어버린 앨리스.

다시 삶을 살면서 잘못 끼워진 인생의 단추를 다시 맞춘다는 설정.

완전 재미있겠다(-.-)

 

 

 

이 책은 고전들에서 비슷한 주제를 찾아 같이 엮은 책이다.

내가 잘하는 책 대 책, 처럼.

고전을 가지고 주제별로 글을 써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런 책이 나와 있어서 오홋! 했다나. 눈에 보인 것은 <성적 욕망>뿐이었는데

이게 5번째 책이고

이전에 사랑, 결혼, 가족, 사회적 약자에 관한 주제를 담은 책이 나와 있다.

꽤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

 

 

서점에 가서 책을 훑어보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책을 다 구입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다 읽지도 못하면서 구매를 하는 것도 웃기고; 다 구입할 능력도 안 되고^^;; 이렇게 눈으로나마 찜해두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 일도 재미있다. 자주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꽤 유익한 주말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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