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

그가 왔어요.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이라는 2011년 맨 부커상 수상작을 들고서!

책을 보는 순간,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 다 밀리게 생겼으니 어째요?

할 수 없어요. 그러나 다행이라면 가독성 짱! 이라고 하니 휘리릭, 읽고 띠지에 적힌 대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다시 읽'어도 금방 읽고말 것 같은 느낌이랍니다.

 

책소개 글을 보니 줄리언 반스가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시작으로

네 번째 부커상 후보로 올랐고 마침내! 네 번째로 올라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받았다는군요.

 

영국인이면서 '영국 소설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그가

그동안 계속 고배를 마시다가 받게 되었다는데, 말들이 많았다는군요.

 

13편의 예심작 중 6편의 본선작을 추려 발표하면서

올해의 심사기준을 가독성Readability'에 두었다고 밝히며 시작되었답니다.

리밍턴은(심사위원장) "우리는 즐길 수 있는 책, 읽힐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책들을 사서 직접 읽기를 바란다. 사지는 않고 그냥 숭배하는 게 아니라"

라고 하자 일군의 작가들과 평론가, 문학 에이전트들이 벌떼처럼 들고 읽어났다고.

 

전년도 심사위원장이자 시인인 앤드루 모션은 "올해 심사위원들이 문학을 '단순화'했고,

'고급문학과 가독성 있는 책이라는 가짜 경계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는군요.

어, 저도 앤드로 모션의 말에 공감을 합니다. 그러자 반격을 한, 소설가 그레이엄 조이스가

"문학이 사람들이 희망하는 것을 바꾸게 하려면, 먼저 높은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 것" 이라고 응수했다는데, 어, 그것도 옳은 소리입니다.(모냐?-.-)

 

이 글을 읽으니 우리나라의 어떤 문학상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문학상에서 노평론가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죠.

이번 수상작은 세계문학으로서 한국문학이라는 하나의 길을 보여준 소설적 여정이라고.

독자도 취향이 있어 저는 그 심사평에 좀 불만이 많았었는데

저 논란을 보니 설마 우리나라도 그들을 따라서??

'단순화', '가독성'에 중점을 두었나,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암튼, 그 모든 논란이 줄리언 반스의 작품으로 선정이 되는 순간,

싸~악 사라졌다고 하는군요! 와우!!!

 

 아, 간만에 본 줄리언 반스 아저씨ㅡ 주름살!!(-.-)

수상하기 전, 부커상을 '호화로운 빙고게임'이라고 비꼬았다고 하는데

네 번째 후보로 올라 수상하던 날,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렇다. 후보에 오르는 것이 네 번째였기 때문에 사실 한시름 놓았다.

무덤에 들어간 뒤에 베릴 상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베릴 - 부커상 후보에 다섯 번 올랐으나 결국 수상하지 못하고 세상을 뜬 영국 소설가

베릴 베인브리지를 기념하여 제정한 2011년도 특별상이랍니다)

 

또 노벨문학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위대한 소설가 보르헤스를 유머러스하게 언급하며

"왜 당신이 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보르헤스가 대답하곤 했다.

'세상 어딘가에 나의 수상을 막기 위해 결성된 가내수공업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동안, 간간이 약간의 망상이 도질 때마다

나 역시 어딘가에 그 비슷한 사악한 조직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었다." 라고. ㅋ

아마도 상을 받지 못한 모든 작가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자, 그렇다면 줄리언 반스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어떤 이야길 들려주는 걸까요?

 

당신이 예감했으나 감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야기의 결말이 다가온다!

라는 문장이 오홋! 하며 절 끌어당기는군요.

 

11쪽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라고.

 

소설은 1960년대, 고등학교에서 만난 네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데

각종 소요와 문화운동, 성적해방으로 들썩이던 60년대 말.

그러나 아직 그 기운은 당신 대학생이던 이들 사이에까지 미치지 않았던 그때의 이야기.

 그로부터 40년의 세월이 흐르고 이제 육십대가 된 토니 앞으로

난데없이 한 통의 유언장이 날아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거대한 비극!!!

 

추천의 말들을 읽어보았습니다. 와우! 이 대단한 100자평들^^;

 

"장인적인 솜씨로 직조된 예기치 못한 결말. 세련된 문체,

우아아한 구어적 적확함, 그리고 풍자정신이 빛난다"_타임스

"슬프지만 강렬하다. 이 책은 우리의 기억이 무엇인가, 우리가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고 수정하면

심지어는 그것을 지워버리게 되기까지 하는가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_보그

"불길하고 불편한 매력. 외견상으로 단정하고 전통적인 이 이야기는 반스의 작품 중

가장 잔혹한 그림자를 남긴다."_월스트리트 저널

"책장을 멈출 수 없다. 끝까지 읽은 뒤, 곧바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될 것이다.

짧지만, 가장 긴 소설. 다시 읽을 마음의 준비를 하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아, 이건 뭐 이런 추천의 글이 없어도 줄리언 반스의 애독자로서 빠져들어 읽을 생각이 있지만

당장 읽게 만들어버리는군요. 네네, 《레벨26》의 살인마, 스퀴걸은 잠시 살인을 멈추라, 하고

틀리지 않는 예감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덧, 재미있는 사실!

옮긴이가 2011년 퓰리처상을 받은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을 번역한 그 분이시네요.

이 책을 보는 순간,

퓰리처상과 맨부커상, 두 권의 책을 책대책으로 엮어보면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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