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과 작가의 책이 툭, 제게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잘 되었구나며 덥석, 받아 읽고 있습니다.
아아ㅡ
제가 무라카미 류를 잘 못 읽는 이유,
가네하라 히토미의 《애시 베이비》를 읽다가 덮어버린 이유,
《테러의 시》를 읽으면서도 김사과 작가의 문체와 내용에 초큼 당황해하며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좀 촌스런(!) 고민을 했습니다.
신문 사회면에서도 잘 볼 수 없는 이야기. 소설 같은, 어쩌면 누군가의 현실일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절 답답하게 누르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내용을 대하면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무섭구나!
김사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 실존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답니다. 이제 겨우 48쪽 읽었습니다. 과연,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가볍지만 날카로운 문체, 김사과 작가의 특징이랍니다. 인정!
조선족 여성 제니,
그녀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떻게 읽어낼지, 걱정이지만(-.-) 해피엔딩은 아니어도 부디 그녀가 무사하길…
우리가 여기 있는 건 다 그놈의 돈 때문이다.
핑크가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다 말고 말한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니는 이해할 수 없다. 돈 때문이라니, 그건 대체 무슨 말인가? 돈이 우리를 때리는가? 돈이 우리를 가두었나? 그것은 열쇠인가? 저 문인가? 저 창문에 달린 쇠창살인가?
맞아요. 돈이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 돈이 우리를 여기 가두었어요. 모든 게 다 돈 때문이에요. 그것 때문에 우리는 갇혀 있고 얻어맞고 창녀가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