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라이프 2》보다 더 기다렸던 책인데 이번엔 조금 실망. 1권보다 재미가 덜했다. 그건 아마도 이제 다 알아버렸기 때문일까? 아님 1권에 비해 우리나라 목욕 문화하고 조금 차이가 나서일까. 한번 올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우리나라에도 있나;;), 악어가 사는 온천, 좀 우스꽝스러웟던 남근 숭배. 차라리 한묶음으로 나와서 한꺼번에 봤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어쿠스틱 라이프 2》승!
이 만화, 띠지에 나온 홍보 문구를 보니 어떤 내용일지 알겠더라는. 예전엔 이런 순정만화 대따 좋아했는데 단행본으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계속 나오는 연재이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역시 만화는 한꺼번에 봐야한다는. 그게 아니면 역시 한 권으로 끝나버리는 만화가 좋겠다는 생각. 게이와 레즈비언의 위장 결혼. 영화로도 만드는 중이라고 하는데 그 세계를 잘 모르니 공감이 썩 되지 않는다. 이 만화 속 대사 중 하나, "참 이상해. 왜 마음에 드는 건 다 임자가 있을까?" 남녀커플이나 남남커플이나 다 똑같은 마음인가봐. 사랑에 있어서는.
책을 읽고 가장 놀란 것은 마지막에 나온 주인공 요조의 나이였다. 인간에 대한 공포때문에 인간 실격자가 되고 마는 그의 인생을 봤을 때는 적어도 마흔은 넘을 거라 상상했었다. 한데, 그는 겨우…. 여자라서 그런 걸까, 그와는 성격도,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서일까. 공감하는 문장 많고, 어느 부분에서는 나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음에도 요조를 이해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한데 이 책 읽고 다자이 오사무가 좋아지고 말았다(-.-) 연구 대상이다. 소설 속 주인공, 요조. 어쩌면 다자이 오사무, 그!
온다 리쿠의 새 책이었다. 장편인 줄 알고 봤다. 작가를 꿈꾸는 첫 이야기는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작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책 이야기가 나와서 공감을 많이 한 것 같다. 책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고 음악도 싫어하진 않는 나로서는 마치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헤엄치는 뱀'이나 낡은 영화관에서 함께 본 이탈리아 영화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이 그들 셋과 연결이 되어 있는 세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치 내게도 그런 비슷한 추억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아무런 사건도 없고, 그저 회상일 뿐인 글이지만 어쩐지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독특하다.
과연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어떻게 되었을까? 마지막 하코자키만이 평범한 금융인이었다가 자신의 '취미'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 감독의 길을 가는 걸로 나온다. 그 길이 과연 평탄할지는 모르지만도. 학교 다닐 때 꿈꾸었던 길로 한발자국 다가간. 그런 걸 보면 아마도 다른 둘의 인생도 비슷하게 풀리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 첫 이야기는 온다 리쿠의 경험이 들어간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하코자키의 아내가 혹시;)
덧,
아, 제목으로 넣은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서 만난 거군요"는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의 세 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하코자키가 나오는 글에서 리즈 테일러가 나왔던 영화(세 번째 이야기 제목이기도 한) [젊은이의 양지]에서 리즈 테일러가 살인자로 고발된 몽고메리 클리프트에게 한 말이란다.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서 만난 거군요" 하코자키에게 영화란 그런 것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