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 24명의 아티스트.24개의 공간.24가지 취향
이상현.이안나 지음 / 우듬지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작업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혹은 기타 혼자만의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필수적인 공간이다. 책을 좋아하니 매체에 소개된 작가의 작업실이나 아는 작가의 작업실를 보기도 하는데 한마디로 부럽다. 자신의 일을 위해, 먹고 자는 곳이 아닌, 오로지 일을 위한 자기만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

이 책 <작업실>은 24명의 아티스트. 화가, 사진작가, 일러스트, 패션디자이너, 건축가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을 보여준 책이다. 그들의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열정이 전해진다고나 할까. 한데 그 열정에 그들의 일상과 예술적인 감수성과 일에 대한 자부심이 섞여 어느 공간, 작은 소품 하나에도 눈길을 끌게 만든다.  

두 번의 작업실을 가지면서 가장 편안한 형태의 작업실을 만났다는 가구 디자이너 권재민에게 작업은 편안한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원하는 것만 얻어내는 일이다. 나무의 본질을 알아내려는 작업이 그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셈. 패션디자이너 김서룡에게 작업실은 일종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다. 그저 일하고 움직이기 편하도록 적재적소에 물건과 가구를 배치한 것 뿐이라는데 사진으로 보는 그의 공간은 깔끔, 그 자체다. 군더더기가 없다.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 붕가붕가레코드에서 출시한 앨범 디자인 속 서체 레터링을 한 김기조의 작업실은 쌍문동, 말라 비틀어져 바닥을 훤히 드러낸 개천을 따라 있는 작은 가게와 같은 곳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그의 작업실은 옆에 있던 다른 가게들과 별다르게 없어 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작업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변두리(!) 동네에 작업실을 두고 옆 가게들과 소통하며 지내다보니 성격이 유들유들해지고 좋단다. 독특한 그의 서체와 잘 어울리는 듯.  

이렇듯 24명의 아티스트는 제각각 개성 있는 작업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들이 이루어낸 작은 꿈들은 그들의 작업을 이해해주는 것과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삶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괜히(책이나 읽으려고) 이런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다, 상상하게 된다나(-.-)  

 

덧, 요즘 책 속 글자가 작게 나오는 책이 많긴 하지만도 너무 작다. 종일 시달린 눈으로 이 책을 읽기란 좀 버겁다. 글보다는 사진에 보이는 공간으로 눈길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폰트의 크기가 조금만 더 컸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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