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텔레비젼에서 가야산 소리길에 관한 내용을 봤다. 눈이 절로 돌아갔다. 안 그래도 요즘 혼자서 돌아다니는데 재미를 붙였는데 소리길에 대한 정보는 그야말로 그 재미에 불을 붙였다. 가을이 가기 전에 꼭 가봐야지. 혼자 다짐을 했다나. 그리고 신간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책, 바로 이것이었어!!! 소릴 지르고 말았다. 책이 나올 거라는 소식을 며칠 전에 듣긴 했다. 제목만 듣고도 사실 설레이긴 했는데, 막상 목차를 보고 나니 이 책은 반드시 사서 품에 안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사계절, 전라도》이다.
미황사를 다녀온 후 여행에 재미가 붙었다. 가급적이면 일주일마다 가까운 곳으로 혼자 떠나보자 했는데 사실 무작정 떠나는 것에는 아직 익숙하질 못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정보를 알아보고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았다. 한데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전라도 곳곳을 보여준다. 이건 뭐 책 한 권만 손에 들면 전라도를 마스터하는 셈?!
광양의 봄, 매화마을은 기본이고 동백꽃 아름다운 선운사(선운사의 꽃무릇도 좋지). 여름, 백련지의 연꽃과 초록 바람부는 소쇄원(소쇄원 그늘에 앉아 물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백양사와 내장사의 단풍, 아름다운 꽃무릇을 볼 수 있는 용천사와 불갑사는 사찰여행 리스트에 꼭 넣어둬야 할 일. 눈 덮힌 전나무 숲길은 또 어떨까. 이번에 개암사를 다녀오며 내소사를 못 간 게 조금 아쉬웠는데 겨울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나저나 이 책 읽고 나서 일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싶어지면 어쩌지?-.-;;;
그동안 마음이 어수선하여 여행 관련 책을 한동안 읽지 않았는데 내 맘을 사로잡은 예쁜 여행책이 나왔다. 그 책을 보자마자 어수선하던 내 마음이 싹, 정리가 되었다...면 좀 거짓말이지만^^;; 핑크빛 표지와 일러스트가 어찌나 예쁜지. 그리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한 달 살아보기, 그곳이 바로 또 베니스라는 점이 나를 유혹했다.
베니스, 그 말보다 베네치아라고 하면 좀 더 고풍스러워보이는데 더욱 매력적인 것은 그곳이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 도시 하나가 사라진다는데 매력적이라고 하니 좀 나쁜 생각 같지만 그래서 어쩌면 더 그곳이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캐나다 알버타 주 관광청의 홍보직을 맡아 줄곧 타인에게 ‘여행 권하는 일’만 했"단다. 그는 "어느 날 잠시 일을 내려놓고 인생의 다음 장을 고민하기로" 하고 "이번엔 본인이 여행의 주체가 되어 한 달 동안 한 도시에 머물다 오기로 결심"해서 정한 곳이 베니스였단다. 부러워라.
나도 그러고 싶다. 베니스가 아니라 어느 곳이라도, 한 달 동안 머물면서 그곳을 온몸으로 다 느껴보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 조만간 그런 기회가 나에게도 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지만 아직은 해보지 못하고 있으니 부러울 수밖에. 한데 그녀는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한 달을 보냈다고 하니 더더 부럽지 않을 수 없다는.
또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프랑스의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가 연인인 조르주 상드와 사랑의 도피를 감행한 곳이 바로 베니스라고 했다. 그곳에서 둘의 사랑은 지속되지 못하고 말았다지만 왠지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아, 어쨌든 한동안 이 예쁜 《베니스 한 달 살기》를 읽으면서 베니스로의 꿈이나 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