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느낌 있다
하정우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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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모르지만 그림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하정우가 그림을 그렸댄다. 티비도 잘 안 보고 연예가십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는 지라 하정우가 그림을 그렸다는 얘긴 처음 들었다. 그가 나온 영화나 드라마는 보았지만도. 그래도 연예인이 쓴 책이니 그렇고 그러려니 했는데, 책을 펼치면서 그 맘이 쏙 들어가버렸다. 어쩌면 그림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진솔한 이야기들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돈이나 명예는 꿈이 아니라 수단일 것이다. 꿈을 향해 걸어갈 때 덜 고통스럽도록 도와주는 조건. 남의 시선에 현혹되어 이것을 꿈이라고 착각할 때 사람들은 추락한다. 진짜 꿈을 꾸는 법을 잊고 헤매기 시작한다. 나는 이것이 정말 두렵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꿈을 꾸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지금 내 꿈은 바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것. 

세상에 꿈을 이루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이루었대도 그가 말하듯이 돈이나 명예 앞에서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테니 또 다른 꿈을 꾸어야겠지. 하지만 그는 꿈을 향해 한발씩 나아가며 자신의 일까지도 열정적으로 해내는 '인간'이다. 이런 인간이 있을 수 있다니. 연예인이라는 걸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원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해낸다고 하긴 하더라마는 잘 하는 것 하나도 없는 평범한 나는 마냥 우러러보게 된다는. 한데 이젠 책까지 냈으니. 이 남자 진짜 느낌이 있네. 뭐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정우, 느낌 있다》는 일반적인 연예인의 책들과는 좀 다르다. 그가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글을 쓰고 자신의 이야길 풀어 놓아 그 기획부터 차이가 나 버렸지만 그가 말하는 그림 이야기나 자신의 직업에 관한 생각들 친구와 가족에 대한 애정 혹은 자신의 생각들을 나열한 글들을 읽으면서 사실은 무척 공감이 갔다. 밑줄이 많았다. 그건 나도 그런 마음이라는 것을 뜻한다. 

책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그의 작품들, 그가 욕심 많은 화가였다면 작품을 이런 식으로 선뜻 넣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책을 한 권 구입함으로써 어쩌면 훗날 유명 화가가 될지도 모를 하정우의 작품을 누구나 볼 수 있고 감상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호감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는 정말 꿈을 좇는 사람이니까. 

책을 읽으며 고현정이 알려주었다는 한 화가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을 많이 찾아보긴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화가가 많은데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맘에 들어 버렸다. 바로 엘리자베스 페이턴, 다른 그림도 꼭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하정우의 작품 중에 유독 맘에 든 작품. dream과 love, 광대의 그림들.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언젠가는 하정우가 그 만의 독특한 그림 세계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이 남자, 진짜 느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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