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알려주는 문화유적 안내판 - 고궁, 박물관, 왕릉까지 한 권으로 완전정복
구완회 지음 / 낭만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전 눈이 펄펄 내리는 날엔 고궁이 떠올라요.
언젠가 겨울, 창덕궁에 간 날 눈이 펄펄 내렸는데 그 눈을 맞으며
고궁 관람을 하던 기억이 오래오래 남더라구요.
또 비가 내리는 날엔 고궁에 가고 싶어져요.
처마 밑에 앉아 비 내리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시름 다 잊어버린다는^^
고궁은 마치 고향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 없이 있으면서
찾아오는 이들을 편안하게 해준답니다.

한데, 그곳에 가면서도 정작 그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이 벌어졌으며 어떻게 지어진 것인지 알고 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텔레비젼에서 본 게 다 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넵, 제가 그렇습니다.-.-;),
역사 시간에 스치듯 배운 걸 조금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어쩌면 아이들이 자라 학교에 가고 학교 숙제로 어쩔 수 없이
고궁에 관한 공부를 다시 하는 부모님도 계실 테죠.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고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소개해봅니다^^ 


 

사실, 이 책의 표지만 봤을 때는
여느 어린이 책과 다름 없는 고궁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부제로 고궁, 박물관, 왕릉까지 한 권으로 완전정복 이라는 거창한 말을 해놨어도
아이들 책치곤 좀 두껍네, 했다나요.
근데 어익후, 책을 펼쳐보니 이건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네요.
아니, 아이들도 볼 수는 있겠지만 이 책의 취지는 그게 아니라
부모들이 보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면 좋을 그런 책이에요. 

저자가 프롤로그에 적은 글을 보니
언젠가 간 고궁에서 숙제하러 온 아이와 고궁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대답은 못해주고 그저 숙제나 하라며 큰소리 치는 엄마를 보고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대요.

방학만 되면 아이들은 고궁으로 박물관으로 방학 숙제 하러 다니기 바쁘죠.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오로지 숙제를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숙제나 시킬 뿐
고궁의 궁금증을 풀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이죠.

아, 그렇지 않은 엄마들도 많다구요? 헤헤
그렇담 제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아이들의 숙제 같은 것을 잘 몰라서 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휴, 발끈하시기는요 ㅋㅋ 

아무튼 저도 역사에 관심이 많고 나름 학교 다닐 때 역사 공부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 책의 첫 장에 나오는 경복궁에 관한 이야기로 들어가고 보니
헉, 왜 이리 모르는 사실들이 많은지,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궁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고궁은 산책용이었나 싶은 생각이-.-;;;;
상식으로 알아도 충분히 알만한 것조차도 제가 기억해내지 못하고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쓰나미처럼 부끄러움을 몰고 오더군요.
앞으론 어디 나가서 고궁 좋아한단 소린 하지 말아야겠어요.
이 책을 다 읽고 마스터하기 전에는.

『아빠가 알려주는 문화유적 안내판』,
제목엔 '아빠'라는 단어가 나왔으니 아빠들이 봐야할 책? 하시겠지만 그건 아니고요.
어른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고 아이든 조카든 고궁으로 놀러 갔을 때
이곳은 말야~ 하고 그곳에 대해 술술 말해줄 수 있다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제가 제 조카를 데리고 그렇게 설명을 해주며 다닌다면
분명 제 조카는 저에게 '천재 고모'라는 별명을 붙여줄 것이기 때문에ㅋㅋ 



먼저 책을 넘기면 목차가 나와요(당연한 것을-.-;;)
보시다시피 옛 궁궐 걷기와 박물관 탐험이 나오고
3장에선 조선 왕릉 걷기, 마지막엔 재미있는 역사 상식을 가르쳐준답니다.  



순서는 보시다시피 경복궁을 시작으로
전 잘 모르는(아니 아직 가보지 못한) 경희궁과 종묘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답니다. 



하나의 고궁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그림으로 그린,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궁의 안내도 나오고
둘러보는 코스를 알려주어요. 각 곳의 명칭은 물론이고요. 



그리고 그곳의 모든 것을 설명해두었으며 '아빠의 해설'이라는 칸을 마련해두어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하면 좋을지, 뭘 얘기해주면 좋을지 미리 알려주고 있어요.
와우, 읽어보니 이 정도면 문화해설사 따로 필요가 없겠어요. 



책에는 그곳의 역사를 이야기하면 사진을 많이 넣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고궁 하나를 소개할 때마다 팁을 하나씩 만들어
역사의 궁금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냈어요.


하루에도 몇 권씩 쏟아지는 아이들의 역사 공부 관련 책들,
저도 늘 관심 있게 보는 편인데
다들 너무 아이들 위주로 보다 보니 가볍다는 생각을 했고
또 인문서로 나온 것들은 너무 어려워서(역사는 어렵다고요. 저는)
시작부터 흥미를 잃게 만들기 태반인데
이상하게 이 책은 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혹은 나의 얄팍한 상식을 위해서도
(고궁으로 데이트할 때 상대방에게 잘난 척하기에 딱 돟은 ㅋㅋ)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 만하네요.
이번 방학에 고궁에 갈 예정이라시면
부모님들, 꼭 한번 읽어보고 가시길 권합니다.
아이들이 그곳에 대해 술술 얘기해주는 엄마, 아빠를 다시 보게 될 테니까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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