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작가의 장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공감하고선 박민규 작가의 팬이 되었습니다.
《카스테라》는 읽으면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단편이 그저그래서 그다음에 나온 <핑퐁>도 그냥 넘겼습니다.
한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선 또 빠졌습니다.
박민규는 역시 장편인가보다. 그렇게 생각을 했더랬죠. 

그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내고 이벤트를 할 때
여기저기 쫓아다녔습니다.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난 그는
다음 책을 내고선 복면을 쓰고 나올거라 예고했습니다.
그후 어느 문학상 시상식에서 복면을 쓰고 나타났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멋지다! 문학상 시상식에 복면을!!^^

 

근데, 핫!
그가 이번에 출간한 단편집을 보며 정말, 박민규스럽구나 했습니다.
박민규가 아니면 이런 단편집을 내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사실, 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런 조금은 날라리(!) 같은 책을 내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죠.
박민규가 아니었다면...

더블》은 더블입니다. 단편집을 두 권으로 side A, side B 같은 앨범 형식으로 묶었습니다.
보통 책으로 나오면 상, 하로 나뉘는 것을 음악앨범처럼 묶은 거죠.
직접 복면을 쓰고 표지 사진을 찍었고 
시디 안에 들어 있는 가사집처럼 일러스트 화보집까지 넣었습니다.
이게 책인지 시디인지... 이미지로만 보면 구별이 안 갑니다.
독특하다는 느낌이 일단 드는 것은 당연. 

 

《더블》에는 2009년 황순원 문학상을 받은 <근처>를 비롯하여 모두 18편의 단편을 담았답니다.
박민규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고 박민규식 유머와 글이 단연 돋보인다 합니다.
추천사 같은 것은 없고 오히려 화보집에 한 줄 짜리로 그 단편에 대한 간단한 헌사를 적었습니다.

<축구도 잘해요> - 이 작품은 '자전소설'이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굿모닝 존웨인> - 이 작품은 모든, 자부동(ざぷどん)애 앉아 계신 분들을 위해 쓴 것이다.
<루디> - 이 작품은 버락 오바마 이후에 나타날 미합중국 대통령을 위해 씌어진 글이다. 지구는 사실 사공이 많은 배가 아니다. 그 사실을 당신은 알아두어야 한다.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이 작품은 소설가 천명관 형에게 주는 글이다. 원래 영화배우 존 굿맨에게 주기 위해 쓴 글인데 글을 쓴 바로 직후, 작업실에 놀러온 천명관 형이(바톤 핑크)야말로 마치 내 인생을 얘기한 듯한 영화였어! 라고 말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龍龍龍龍> - 이 작품은 '한국인'이란 직업을 가진 모두에게 주는 글이다.
 



이제 그의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박민규니까, 실망을 하진 않으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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