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이 없는 날엔 저녁을 먹고 밤이면 밤마다 산책을 나갑니다.
남들은 운동이라는데 저는 산책.
씩씩하게 걷는 것이 아니라 어슬렁거리며 걷기 때문이죠.
처음엔 그 밤에 5km를 걷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지루하고 재미도 없었죠. 한데,
한 번 가고 두 번 가다 보니 점점 재미 있어 지더군요.
아하, 이게 산책의 묘미인가?
추워지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지금, 현재, 저는 산책에 빠져 있습니다.
그 바람에 관심이 간 것은
(올레나 산티아고 길은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두었지만 지금 당장 갈 수 없으니!),
바로 북한산 둘레길과 서울 성곽길이었습니다.

오늘 이 책을 만났습니다.
성곽 관련 책을 안 그래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제대로 공부하게 생겼습니다. 이 책에는 역사까지 나와 있네요.
『성곽을 거닐며 역사를 읽다』,
숭례문을 지나 인왕산에 오르고 북악산을 넘어 낙산에 섭니다.
동대문을 지나 장충단의 역사로 향하고 남산의 숨결과 함께 성곽을 거닙니다.

우연일까요. 어제 사촌 동생을 만나 성곽길 이야길 하면서
처음엔 동대문에서 출발을 하자고 말을 나눴습니다.
책을 보자마자 지도를 먼저 봤습니다.
사실, 성곽길, 성곽길, 말만 했지.. 도대체 어디서 어디까지 인지도 몰랐거든요.
아하, 이 지도를 보니 확실하게 알겠습니다.
서울 성곽은 그냥 성곽이 아니랍니다.
그 길은 우리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세월의 영욕과 시대의 부침이 물결치고,
한 많았던 우리 선인들의 고단했던 삶과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곳이랍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성곽 돌에 새겨진 작은 흔적 하나에도 전문가다운 날카로운 감식안을 들이대며
친절한 설명과 풍부한 사진 자료및 약도로 든든한 안내자 노릇을 한다고 하니,
성곽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더불어 우리 역사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와 함께 그 길을 다 걷고 나면 어느새 서울 성곽의 4대문과 4소문이 역사의 더께를 털고 한층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이제 그 환상적인 시간 여행 속으로 한 발 한 발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겨 볼 차례다."
네, 저도 그 여행 속에 동참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