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이 얘기도 판타지 소설에 대해 말할 때마다 써먹는 문장 같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판타지 소설을 읽게 되는데 말이죠. 이번에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판타지 소설이 출간되어 한번 엮어봤습니다. 판타지를 잘 안 읽으니 그 중에 제가 읽었던 소설로만 소개를 하게 되는데, 제가 그런 책만 읽어서 그런 건지 아님 판타지라는 세계가 판타스틱(!)하여 대부분 다른 세계로 가는 설정이어야만 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읽은 책들이 어째, 다들 뭔가를 통해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이야기들이네요. 옷장을 통해, 혹은 거울을 통해, 아님 눈에 드러나지 않는 묘한 문을 통해 넘어간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담긴 세 편의 판타지 소설!   

 

그 첫 번째로 지금 예판하고 있는 소설 『레크리스』입니다. 이 책의 매력은 전 세계 19개국 동시 출간이라는 점이에요. 그동안 영화는 동시 개봉이라는 소릴 많이 들었지만 소설을 동시 출간한다는 이야긴 듣아보지 못했어요. 그것만으로도 눈길을 끄는데 글쎄, 이 책의 표지를 보세요. 이거이거 완전 대박! 판타지 소설 광팬이 아닌 제게도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이 호러물 같은 표지는 이 소설을 당장 읽어봐야 할 것처럼 보이지 뭐예요. 그래서 책소개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우선, 코넬리아 푼케라는 작가는 소설 『잉크하트』로도 유명한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해리포터』의 조앤K롤링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는 판타지 작가라네요. 

이 책에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도구는 바로 "거울"입니다. 그녀가 거울울 택한 이유는 어린 시절 그녀를 두렵게 했던 그림형제 동화가 실제로 존재하는 거울 너머의 세계였기 때문이라네요. 아무튼 거울은 이 책에서 현실을 비춰주는 세계인데, 거울 너머에 있는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흡사하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제이콥이 사라진 아버지의 글씨체로 적힌 뜻을 알 수 없는 그림과 이상한 메모를 발견하고 아버지가 사라지기 전 거울을 달던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기억해내고 아버지 서재에 있는 거울 저편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시작되죠. 과연, 거울 저편의 세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빨리 이 책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네요.  

작가인 코넬리아 푼케는 19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런 글을 남겼어요. 

"나는 독자들이 거울 뒤 세상에서 어떤 모습이 될지 몹시 기대되고 설렌답니다. 어쩌면 제이콥의 모습이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털과 인간의 피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여우의 모습이 될 수도 있겠죠? 어쩌면 외모는 우리와 매우 흡사하지만 벽옥과 자수정 피부를 지닌 고일족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 모두가 거울을 통해 이 세계로 들어오는 그 순간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대됩니다. 내게 그랬듯, 거울 저편의 세계가 여러분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편지를 읽고 나니 더욱 기대되는 작품, 『레크리스-거울 저편의 세계』 기다려보겠어요!!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이 책을 모른다면 그야말로 간첩(?). 영화로도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던 『나니아 나라 이야기: 사자와 마녀와 옷장』입니다. 제가 읽은 이 책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은 바로 "옷장"입니다. 나니아 이야기는 개별적으로 그 통로가 다 다른데 "액자"를 통해 가기도 하고 "비상구"를 통하기도 하죠. 이 책은 영화로도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나니아 나라 이야기는 출간된지 51년이나 된 판타지 소설이랍니다. 판타지는 호불호도 명확하여 판타지를 읽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별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나니아 나라 이야기: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때, 노교수가 된 디고리의 집에 페번시 가의 네 아이들이 공습을 피해 지내러 오면서 시작됩니다. 놀 것이 마땅치않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공간이 된 디고리의 집은 당연히 놀이공간이 되고 아이들은 집안 구석구석을 탐험하듯 돌아다니게 되죠. 그러다 우연히 발견되는 옷장 속의 나라, 오래 전 디고리가 찾아갔던 때와는 달리 영원히 겨울만 계속되는 그런 나라였죠. 어쩌다가 추운 겨울나라가 되었던 걸까요? 또 나니아로 들어간 네 아이들은 어떻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이 책의 매력은 7권에 달하는 책을 따로 따로 읽어도 무난하게 읽힌다는 점. 한데 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읽고 나면 다른 나니아 이야기를 찾아보게 되고, 그 책을 읽다보면 이전에 읽은 책과 연결되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판타지 소설, 『써틴』은 위의 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을 띠고 있지만 비밀의 문을 통해 다른 세계랄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넘어가는 것은 비슷합니다. 이 소설은 오래된 동화『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프로 한 소설입니다. 현존하는 독일어권(그러고 보니 『레크리스』와 마찬가지로 이 작가도 독일 작가) 작가 중에 가장 많은 책을 팔았다고 알려진 작가입니다. 『니벨룽엔의 반지』를 지은 작가라고 하니 책은 안 읽었어도 제게도 익숙한 제목을  보니 유명하긴 유명한 작가(-.-) 

암튼, 이 소설은 읽기 시작하면 정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함이 있어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 할까요. 이야기의 시작은 아빠가 죽고 엄마와 함께 영국에서 살던 써틴이 엄마마저 죽자 엄마의 유언에 따라 마지막으로 남은 혈육인 할아버지를 찾아 독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비행기에서 환상처럼 자신을 죽이려는 남자를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할아버지 집을 찾아가지만 그 또한 안심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무시무시하게 생긴 낡은 할아버지 집에서 우연히 비밀의 문을 발견하고 그 문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 갇히고 말죠. 미로처럼 수 많은 방들과 복도,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여섯 명의 아이들! 도대체 이 아이들은 왜 이곳에 있고, 이 아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들은 다들 그렇지만 써틴 역시 평범에 지나지 않는 소녀일 뿐이었어요. 하지만 나니아의 아이들이나 『레크리스』의 제이콥처럼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위험도 무릅쓰고 싸우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어찌 생각하면 너무 뻔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판타지 소설이 인기가 좋은 것은 흥미진진함에 있을 거예요. 

오늘 이 책들을 소개하다 보니 집으로 돌아가 거울이나 문이나 혹은 옷장 속이라도 한번 살펴보고 싶군요-.-;; 현실이 불만스러운가? 왜 자꾸 다른 세계로 가보고 싶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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