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채화로 그린 그림책



내가 편애하는 그림작가이다.^^ 수채화로 그린 그림을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이 그렇다. 아이들 눈에 쏙 들게 밝은 색이다. 제 키만한 기타와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알라딘의 책소개에 이렇게 적혀있다. "무생물인 기타를 소재로 아이들이 흔히 하는 놀이에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은 상상을 자연스럽게 엮은 독특한 판타지 작품이다. 아이한테는 아직 너무 크고 소리도 잘 내기 힘든 커다란 기타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친구처럼 살아 움직인다. 처음 기타를 갖게 된 아이의 마음이 빚어낸 일상의 판타지가 친근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밝고 맑은 수채화로 그린 그림은 언제나 봐도 상큼하고 예뿌다. 아이들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 미소가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데, 기타를 친구처럼 생각하며 가지고 노는 아이의 마음. 그런 마음이 우린 언제부터 없어졌을까?-.- 미리보기로 나온 그림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난다. 기타를 치는 심오한(!) 표정의 아이 모습과 저 강쥐의 모습을 보라! "소리가 무서운거지, 너?"
2. 명화의 비밀이 궁금하다.




그림을 잘 모르지만 그림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우선 알아먹기(!) 쉬운 그림이야기 책이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간다. 이 책 역시 그랬는데 그림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사람이 아니라 미술관 가기를 무척 좋아하는 평범한 교사가 유럽 여행 중 우연히 빈 미술사 박물관에 들렀던 것이 그림과의 인연으로 이어져 이후 그림에 푹 빠져 유럽 곳곳의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며 그림 자료를 모으고, 책을 뒤졌다고 한다. 그림 하나에 너무나 깊은 깊이를 재며 가르치듯 그림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와 등장인물의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명화가 숨긴 그림 속 장치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흥미롭기도 하며 재미마저 있다.

이런 그림을 진짜 미술관에 가서 실제로 본다면 나 역시 그림에 빠져들지 않을까?^^;
3. 공정여행이 궁금하다면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여건만 맞는다면 여행처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은 항상 문화유적지나 아름다운 도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리조트나 미술관이나 명승지를 구경하는 일 따위를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여행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유를 만끽하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한데 여기 색다른 여행을 다녀온 세 젊은 청춘이 있다. 그들이 찾아간 여행지는 관광지가 아니었다. 관광지하곤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시골의 오지들, 낙후된 공장들, 변방의 황무지 마을들이었다.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었고 머무는 환경도 척박했다.' 세상에! 여행인데! 뭔 여행을 그런 곳으로 간단 말인가? 알고 보니 이 젊은 청춘은 답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여행이 하고 싶었단다. 지구촌의 빈곤과 싸우며,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 만나는 여행. 누가 감히 그런 여행을 자진해서 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들에겐 꿈이 있긴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수치로만 알던 빈곤의 실상을 직접 경험하고 눈으로 확인하여 서로가 배우고 연대하여 서로의 꿈을 자극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일. 참된 여행이다. 희망을 보여주는 여행이다. 가끔은 이런 여행도 꿈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근데, 과연 나는 한번이라도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하긴 떠나지 못해 늘 이렇게 책으로만 여행을 떠나는 나로서는 아무것도 장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떠나지 않겠어? 그럼, 그렇구말구!
4. 어머니를 그리다, 가족을 그리다


연휴에 읽겠다고 맘에 둔 책을 고르다 보니 또 그림이야기다. 소설을 좋아라 하는데 이번엔 어찌하여 고른 책들이 소설 이외의 책인지 나도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동안 너무 열심히 소설만 읽어댔나보다. 아무튼 이 책 『어머니를 그리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자신의 어머니를 그릴 때의 기분은 어떨까? 사진과는 달리 그림은, 그리면서 내도록 엄마의 얼굴을 쳐다봐야 하는 일인데, 엄마를 바라보는 화가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녀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헌신하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그림에 대한 소질을 발견한 후에는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분들. 어머니의 희생과 성심, 그리고 내조와 이해가 있었기에 자녀들은 꿈을 이룰 수 있었고, 그들은 그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어머니를 표현하고자' 했단다. 하긴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이들 화가는 복받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드러내놓고 어머니의 얼굴을 봤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엄마의 사진을 찍어 자주 들여다본다. 곁에 없으니 매일 볼 수 없는 일, 사진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