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2주째 들고 있는 책, 『어떤 여자』, 대충의 스토리는 이미 감이 오는데 이 책을 2주 동안 읽고 있는 까닭은 알만하다고 그냥 덮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다. 간만에 책 읽을 맛이 나는 책이라고나 할까.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론이겠지만 작가의 깊이 있는 서술과, 주인공인 요코의 심리적 갈등을 그린 문체 등등이 책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여자들에 대해 일찌기 관심이 많았기에 더욱 끌리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새끼 손가락을 구부려 귀밑머리를 쓸어올리고 싶어진다.ㅎㅎ

『어떤 여자』를 읽고 있는 와중에 챙겨 읽은 만화책 『자학의 시』, 친구는 이 만화책을 내게 던지며 (필요없댄다. 그래서 내가 읽고 다른 친구에게 주기로 했다) 도대체 뻑! 하면 밥상을 엎어버리는 남자 이야기가 왜 재미있다고들 하는지 모르겠다 고 했다. 읽어보니 과연, 친구의 말에 백번 공감이 갔다. 이런 류의 이야긴 1950년대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한데 일본 사람들이 많이 읽은 이유는? 2권으로 가서 유키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다보니 조금, 아주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한다. 하지만 열광할 정도는 아닌데... 다 읽어봐야 그 맘을 알 수 있을까? 알고 보니 일본에서 이 만화책으로 영화까지 만들었다. 각색이야 했겠지만 일본 사람들의 취향은 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나.

그리고 또 읽고 있는 책은 김보일 샘의『스무 살 철학』이다. 책을 읽은 친구는 꼭 스무 살들만 보란 법은 없다며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고 추천을 해주었다. 친구의 그 말이 아니었어도 언제나 스무 살이고 싶은 나로서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하지만 '어떤 여자'가 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어 틈이 없었다. 이제나 저제나 읽을까, 그 틈을 노리다가 겨우 작가의 말을 읽었다. 궁금궁금. 김보일 샘이 전해주는 많은 책들과 다양한 영화 이야기가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조금만 기다려라, 얼른 읽어주마.

그 와중에 읽어보겠다고 챙긴 책은 『어떤 여자』의 영향인지 책꽂이에 꽂혀 있던 이 책『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이다. 어제 책꽂이를 훑어보다가 갑자기 읽어보고 싶어졌다. 몇 년 전에 <다이앤 애버스>의 자서전도 읽었지만 어린이용인 이 책에선 어떤 식으로 <다이앤 애버스>에 대해 풀어 놓았는지도 궁금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여성들의 작은 이야기들도 궁금했다. 어린이 용이니까, 대충 읽어보고 궁금하면 그들의 다른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읽게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