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5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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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 동안 제 책상 옆에는 이철수 님의 그림 달력이 걸려 있었습니다. 매달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새로운 그림과 새로운 글을 읽으며 한 달 동안의 건투(!)를 빌곤 했죠. 올해 12월이 되어 달력을 넘겨 보니 이런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시집을 읽다가 
-우편배달부는
늘 늦는 것이다- 하는
대목을 보았다.
그로써
온 나라의 배달부가 다
늦게 다니는 것을
알았다.  

'궁금한소식' 

그러곤 밑에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사람의 그림이 있습니다. 사실 별 것도 아닌 내용인데 이 글을 읽으면서 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철수 님의 그림과 글은 그런 것 같습니다. 짧은 글과 그림에서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그래서 활짝 웃게 되는. 일을 하다가 조금 지친다 싶을 때 벽에 걸린 달력을 보며 미소 짓다가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글과 그림을 이철수 님은 그리는 것 같습니다. 

새 책이 나와 책을 펼쳐보니 첫 글이 '다시 시작하는 새날'입니다. 2009년도 이제 이틀이면 과거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2010년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시즘에 이 책을 만나게 되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철수 님의 '다시 시작하는 새날'로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기분!^^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해가 떠오르고, 하루 사셨지요?
하루 제일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을까요?
달이 떠오르죠, 하루가 흘러 버렸지요?
내일로 가져가야할, 짐이 될 일이 뭐 있으신지요?
오늘 못할 일이야 있겠지요?
저도, 새기다 둔 판화를 다 잊고 이어 새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내일 일입니다. 다 잊고 다 내려놓고 쉬어야지요.
짐꾼도 지고 있던 짐 내려놓아야 쉬게 되듯, 마음에 안고 있는
짐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늦도록 그림 그리고 나면 신경이 지칠 법한데  
곤두서서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습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데 서툴다는 뜻입니다.
깊이 쉬고, 다시 시작하는 새날을!
 

그래요, 2009년 못한 일도 많지만 굳이 안고 있지 않을래요. 푹 쉬고 새날에 다시 시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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