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에는 나 외에도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죠. 저도 예전에 조카랑 같이 살 때는 그림책을 꽤 많이 읽었어요. 모르는 그림책이 없을 정도였는데 조카가 자라고 저들이 읽을 책은 스스로 알아서 고르는 나이가 되니 그림책 찾을 이유도 없어져버렸네요. 이젠 한번씩 좋은 책이다 싶으면 골라서 읽어보라고 건네주기만 할 뿐이고…  한동안 그림책이 전해주는 깊은 뜻에 감동 받아 예쁜 그림책들을 사모으기도 하고 했는데 요즘은 내 책 사서 읽기 바쁘다는^^;;; 그래서 오늘은 눈에 띄는 그림책을 두 권 골라봤어요. 한 권은 아이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이고 또 한 권은 엄마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책의 경우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많은 신간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게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취향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죠.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들은 수채화 그림이고, 귀여운 그림들이에요. 바로 아래와 같은 그림들이죠.  

수채화로 그린 그림을 저는 좋아합니다. 특히 이 그림책의 그림은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만으로 그림을 그렸대요. 알록달록 화려한 채색 스타일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삼원색 수채화는 흔치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기교가 없는데도 그림을 들여다보면 열무의 귀여운 모습이나 빨간 비옷을 입은 동물들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고 유쾌해지기도 한답니다.(전 개미들이 빨간 비옷을 입고 춤추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열무한테는 신기한 주머니가 있어요. 주머니를 뒤집으면 예쁜 비옷이 되죠. 그 예쁜 비옷이 생기니 열무는 매일 창밖을 보며 비옷 입을 날만 기다려요. "빨리 비가 왔으면 좋겠어." 하고 말이죠. 기다림 끝에 마침내 비가 내리죠. 열무는 신이 났어요. 예쁜 비옷을 입고 "타닥타닥 통통통" 내리는 빗속으로 뛰어나가죠. "비가 많이 와도 열무는 괜찮아." 내리는 비를 혀로 살짝 맛보기도 하고, 물웅덩이 속을 첨벙 들어가보기도 해요. 또 손을 뻗어 비를 만져보기도 하며 빗속에서 신나게 놀고 있죠. 그때 공원 벤치 밑에서 비를 피하던 고양이가 그런 열무를 보고 부러워합니다. "열무는 좋겠다. 열무는 좋겠어. 빨간 비옷을 입었으니까." 그 말에 열무는 신기한 주머니에서 빨간 비옷을 꺼내 고양이에게 주었어요. 빨간 비옷을 입은 고양이는 그제야 벤치위로 올라와 잠을 잡니다. 이젠 비가 내려도 괜찮거든요. 열무처럼 빨간 비옷을 입었으니까요.   

아이들은 그런 것 같아요.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죠. 동생이 없는 아이에겐 곰인형이 동생이 되고, 장난감이 없어도 종이를 잘라 장난감을 만들어 놀고, 놀이터에 가면 미끄럼틀도 친구가 되고, 나무하고도 대화를 하는… 매일 매 시간이 판타지의 세계예요. 그런 아이들의 상상력 세계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어요. 신기한 주머니를 가지게 된 열무가 동물친구들에게 으쓱해하며 비옷을 건네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는데 그 비옷을 보니 저도 이런 말이 절로 나오네요.  "열무는 좋겠다. 열무는 좋겠어. 빨간 비옷을 입었으니까." 열무가 제게도 비옷을 하나 꺼내주겠죠? 아, 빨리 비가 내리면 좋겠어요!! 

 

 이 그림책은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그림책입니다. 내 아이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리 많이 해도 질리지가 않죠. 저 역시 조카들을 볼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했던 게 기억 나요.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들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도 지능이 발달한다고 해요. 그런 아이들은 사회성이나 학업에 있어서도 그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더군요.^^ 이 책의 작가는 이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는 제목의 그림책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랍니다. 그 후속작으로 나온 그림책인데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가 정말 다양해요. 하긴 그 이유를 대자면 끝이 있을까요? 아마도 끝이 없을 거예요. 그만큼 엄마의 사랑이 깊으니까 말이죠.

고양이가 따뜻한 창가를 좋아하듯 너를 사랑하고, 아주 오래 전에 공룡이 이 세상을 품었듯이 너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또 달님이 반짝반짝 작은별을 꼭 안아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하고, 지구가 해님 둘레를 끝없이 빙빙 도는 것처럼 사랑한다고 말을 해요. 지구, 공룡, 해님 반짝이는 별까지… 적은 듯하지만 알고 보면 어마어마하게 사랑을 하는 거죠. 포근한 문장과 따뜻한 그림이 책을 펼치는 순간 "사랑해"라는 말이 나오게 합니다. 세상 엄마들의 마음이 모두 담긴 책,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