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교육법에 대해선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라 믿어요. 무상 교육과 자유로운 학교생활, 일등도 없고 꼴등도 없는 학생들의 천국. 그동안 교육에 대해선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우연히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핀란드와 우리나라를 비교했을 때,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1위를 한 핀란드와 2위를 한 우리나라를 비교했을 때 교육과정이 너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죠. 좀 나쁘게 말하면 핀란드는 놀 것 다 놀면서 공부하고도 1위이고, 우리나라는 죽어라 공부하고도 2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되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들의 교육법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라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지만 교육에 대해선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이웃한 나라인데다 오래 전에 핀란드가 스웨덴에 속해 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을 받아 교육의 잔해(!)가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제가 부러운 것은 수업과 수업 사이의 휴식 시간에 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내모는 것이었어요. 쉴 때는 쉬어야 한다는 거죠. 또 학교는 배우는 곳이지 성적을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과 대학 공부는 성숙한 후에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곳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반드시 가야만 하는 필수가 아니라는 것도요. 하긴 우리나라도 대학은 선택이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바보 같은 취급을 하고 있으니 필수일 수밖에요.
유급을 해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시험기간엔 ‘공부’가 아니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핀란드의 학생 방에 책상이 없다는 것은 놀라웠습니다. 시험기간에도 침대에서 ‘읽으면’ 되니까요) 점수가 아니라 정말 자기와 원하는 것을 배워서 차별받지 않고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니 노력과 열정만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부러운 일이었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에서 하영이는 책에 나와 있는 사진이나 보면서 역사책을 달달 외우는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듣는 수업을 하며 도대체 공부는 언제부터 하느냐고 행복한 고민을 하죠. 그건 『핀란드 교육법』의 마요도 마찬가지였어요. 수업은 교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에 참여하여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유도를 합니다. 특히 두 나라 공히 에세이 형식의 서술형 공부 방식은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였어요. 수학마저도 에세이 형식으로 시험을 치른다는 사실. 정말 놀라웠죠.
한국의 하영이와 일본의 마요. 서로 비슷한 교육환경에서 자라다가 그동안 배운 교육환경하고는 너무나 다른 두 나라에서 겪은 그들이 이야기가 오늘도 학교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달려가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꿈같은 일이겠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일등도 꼴등도 없는 평등한 나라,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그런 나라, 학교가 ‘성적’을 위해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지식을 채워주는 ‘교육’을 받는 그런 나라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