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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Space Fantasia (2001 야화) 01 ㅣ 2001 Space Fantasia
호시노 유키노부 글.그림, 박상준 감수 / 애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연휴동안 『2001 Space Fantasia』를 읽었다. 아니, 만화이니 보았다고 해야 할까? 책을 펼치면서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1990년대 해적판이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는 만화는 차치하고 표지에 보이는 우주선만으로도 나는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첫번 째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 집중이 되지 않았지만 한 편 한 편마다 흥미로웠다. 이틀을 보낸 후 2권을 읽고 내리 3권을 읽었다. 멍청하게도 한 편 한 편 집중하다보니 이 만화가 연결되어진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3권을 덮고서야 뭔가 이상하여 다시 돌아가 보았더니, 할 수 없이 다시 읽었다. 와, 그제야 이 만화가 왜 해적판이 나올 정도로 유명했는지 알게 되었다.
이미 오래 전에 데즈카 오사무가 공상과학만화를 만들어 "자연과 인간성을 외면한 채 오직 진보만을 추구하며 질주하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깊은 균열과 왜곡을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는지, 또 인간과 모든 생명에게 얼마나 무참한 상흔을 남기는지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지만 『2001 Space Fantasia』가 보여주는 미래는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1961년 달에 처음 착륙함과 동시에 이루어진 우주로의 대진출, 우주의 대항해시대가 도래하고, 우주를 탐사 식민지 개발과 자원채굴, 인류정착이라는 미명하에 자연파괴가 이루어진다. 지구에서 일어났던 그 일을 고스란히 우주에서도 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진출의 기술적 결함으로 그들이 내세운 인류파종계획. 장장 4세기에 걸친 우주이야기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흥미롭고 진지하여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블랙홀에 갇힌 남편과의 1분의 만남을 가지는 아내이야기나, 인류파종계획으로 뿌려진(?) 조상을 만나는 후손의 시공을 넘나든 만남은 그동안 궁금해하던 우주의 시간에 대해 이제는 좀 읽어봐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