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공교롭게 5월로 들어서면서 비슷한 나이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을 내리 읽었다. 각 소설마다 개성이 있고 받은 느낌은 달랐으나 공통적으로 떠오른 것은 '사랑'과 '관심'이었다. '왕따'가 문제시 되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이슈를 낫기도 하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작은 '관심'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실수를 하여 부모님에게 혼이 난 적이 있을 것이다. 디에나와 같이 엄청난(!) 일은 아니지만(아, 나도 좀 늙었나보다. 디에나가 이해가 되면서도 그 일이 좀 엄청나 보이니-.-;;;) 아이들은 상처 받기 쉬운 존재라 원인을 알기도 전에 혼부터 내거나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부모를 원망하며 살아갈 것이다.  

디에나 역시 그랬다. 작은 소도시의 그곳에서 일어난 일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곳을 떠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악몽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 어린 시절에 저지른 한번의 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디에나를 아빠가 좀 더 다정하고 자상하게 디에나를 껴안았으면, 아빠가 한번이라도 혹은 빈말이라도 "괜찮니?"와 같은 말을 해주었더라면 디에나가 받았을 상처가 훨씬 빨리 아물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아빠를 원망하며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빠는 그러지 않았다. 디에나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리는 걸로 대신한다. 

아이들은 결국 아이들이다. 스무 살이 넘어가면 몰라도 그 이전에 그들은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고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다. 하지만 그걸 해주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라면 아이들은 상처투성의 삶만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에나가 원망만 가득 쌓아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면 나는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감싸주지 않은 부모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부모 핑계를 대며 자신의 삶을 포기해버리는 것은 더더욱  잘못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목받은 이유는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되 스스로 극복하려는 자세, 힘이 들고 죽어버릴 것 같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안고 이겨내려는 그 태도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갈수록 부모 노릇을 하기란 힘이 든다고 한다. 내가 아직 부모가 되어보질 못했으니 부모의 마음을 어찌 알겠느냐마는 조금만 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준다면 작은 상처가 눈덩이가 되어 아이의 마음에 남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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