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게 행복을 묻다 - 뇌졸중 환자와 명의가 함께 쓴 완치기록
클레오 허튼, 루이스 R. 카플란 지음, 이희원 옮김, 이광호 감수 / 허원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아버지가 뇌에 출혈이 생기셔서 수술을 받았다. 미세한 출혈인지라 같이 사는 가족들조차 아버지의 변화를 몰랐다. 아버지 또한 자신이 평소와는 뭔가가 다르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시면서도 통증도 없고 가만히 집에 있을 때는 별 일이 없었기에 무시하고 계셨던 것 같았다. 몇 달 만에 제사가 있어 내려간 나는 평소처럼 마중 나온 아버지와 걸어가며 아버지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쪽 발을 질질 끄시며 아주 느리게 걷는 것이다. 내가 걸음걸이가 이상해요. 다리 아프세요? 하고 물으니 그제야 아버지는 어쩐지 며칠 전부터 조금 뭔가가(!) 이상한 느낌이시라고 말씀하셨다.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에게 알리고 바로 병원에 가서 CT촬영을 한 후에 아버지는 뇌수술을 하셨다. 우린 모두 연세도 있으신데다 뇌수술이었기에 그대로 아버지를 보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버진 다행하게도 완쾌하셨다. 요즘도 머리가 조금씩 아프다고는 말하지만 건강하신 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사소한 증상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버지도 그랬지만 저자인 클레오 역시 더듬어 기억하면 분명한 증상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나쳐버렸다. 아버진 다행하게도 수술하여 아무 일 없이 완쾌가 되었지만 클레오는 그렇지 못했다. 손발 저림과 두통, 간헐적인 왼손 절임이나 걸음걸이 균형의 허트러짐과 같은 증상들이 있었고 의사에게 말했음에도 뇌졸증의 증상을 감지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클레오는 쓰러지고 마비 증상을 겪게 되며 누구나 결코 겪고 싶지 한순간을 맞이 하고 만다. 

이 책은 그런 클레오가 병상에서 쓴 기록이다. 자신이 쓰러지게 된 이야기부터 그 후로 그가 겪게된 환자로서의 생활과 완치를 위해 노력하는 클레오의 모든 기록이 담겨 있다. 또한 그 기록 중간중간에 명의의 해설이 들어 있다. 일단 읽어내기가 쉽다. 모든 의학 정보 책들이 그렇듯이 어려운 이야기로 뇌졸증에 대해 설명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간호사였다가 졸지에 환자가 되어 버린 클레오가 10여 년에 걸쳐 완치를 위해 노력하는 클레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뇌졸증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다. 

사실 나는 이런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읽고 나면 모든 증상에 나를 끼워 맞추기 때문이다. 조금만 피로해도 혹시? 손이 갑자기 저리면 또 혹시? 그런 사소한 것들을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사소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겁부터 먹고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고 건강을 묵과할 수는 없었다. 또한 조금 불안해지기는 하겠지만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졸증은 젊은 사람에게도 예외가 없다고 한다.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뇌졸증에 걸린 사람이나 가족, 주변에 그런 분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면 좋겠다. 작은 도움이나마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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