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엄마에게 듣던 옛날 이야기와도 같은 동화들

공주와 열쇠공 - 올해의 동화 1 ㅣ 미래의 고전 6
푸른아동문학회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월

아이들의 동화를 잘 안 읽지만, 이렇게 짧은 동화는 더더욱 안 읽었지만 오늘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초등학생으로 돌아갔다. 날씨가 추워 이불 속에서 뒹굴며 이 책을 읽는 기분은 마치 잠들기 전 엄마에게 동화 한 편 혹은 옛날 이야기 하나 듣는 기분이었던 거다.  

연말이 되면 무용이나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그들의 솜씨를 부모에게 보여주는 무대를 가지듯이 <푸른아동문학회>에서 회원들의 창작 의욕을 자극하고자 '올해의 동화'라는 부제로 단편집을 묶어 냈다. 모두 열 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이 책에는 옛이야기와 요즘 아이들의 유쾌한 이야기 또 식판과 올무를 의인화한 이야기와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와 자신도 모르게 친구에게 상처를 주었던 아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동갑내기 삼촌과 조카의 끈끈한 정을 투박한 사투릴 쓰며 보여준 『삼촌과 조카』,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사귀고 싶어 동생의 도움으로 막상 사귀어보지만 결국 여자친구보다는 게임이 더 좋다는 쑥맥 오빠의 이야기를 다룬 『알 수 없는 일』, 표제작이며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야기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흥미로웠던 『공주와 열쇠공』등 처음 작품을 선보인 작가도 있고 몇 편을 이미 보여준 작가도 있다.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인 작품들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창작 동화들이 자주 자주 묶여 나온다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엄마에게 옛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던 것처럼 조카들과 잠들기 전 마치 내가 지어낸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들려 줄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