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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노희경을 알게 된 것은 아마도 <거짓말>을 통해서일 거다. 그 드라마가 방송될 때 그녀의 대사들을 마음에 들어 했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그녀의 드라마는 쉼없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난 그다지 본 것이 없다. 다만 기사를 통해서 노희경이라는 작가의 명성만 듣고 있었다.
이 책이 나온다고 예판까지 하는 걸 보며 읽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하긴 했다. 원래 에세이에는 관심이 없지만 노희경이니까 뭔가 근사한 것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기회가 생겼다. 속으로 오호! 잘 되었구나 했다. 하지만.
역시 난 에세이하고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가 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런 에세이에 공감을 하지 못할 때마다 나이를 운운하며 난 늙은 거야, 뭐 그런 생각을 가지면서, 왜 다들 공감하는데 나는 공감하지 못하고 툴툴거리는걸까?에 대해 고민하는지. 아무튼.
이 책은 노희경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책이다. 인터넷 상에서 10여년 간 연재하던 짧은 글들을 모았다. 그 글들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준다. 하지만 소설은 10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읽을 만하지만 에세이를 묶었는데 그 기간이 10년이라면 좀 구닥다리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 10년 전의 글에 나오는 개봉 영화나 그때의 감동은 현실이었을 때에만 공감하지 않았을까? 아쉬웠다. 에세이라고 해서 100년이 지나도 읽히지 말란 법은 없지만 어쩐지 <그사세>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 전에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바짝 들었다. 좀더 노희경 답게, 드라마에서 느꼈던 그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정말 노희경스러운 글이길 바랐는데 드라마에선 뭔가 찐한 감동을 준 대사조차도 글로 읽으니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책 사이사이에 껴있는 트레이싱 페이퍼는 정말이지..ㅠㅠ
그럼에도 나는 이 책 수익금의 일부가 북한의 어린이 돕기에 쓰인다고 하니 그것 하나는 그동안 보아온 그녀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드라마에서 보이는 그녀의 '대사발'을 좋아할 것이다. 그녀의 인간에 대한 탐구, 삶에 대한 독특한 그녀만의 시선과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하는 그녀의 마음에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