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가 생각했던 것하곤 달라 읽고나서 조금 난감했다. 프랑스 소설을 좋아하고 이런 류의 소설도 그다지 거부하지 않는 편임에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지 읽고난 지금도 모르겠다.
사실 아멜리 노통브와 클레르 카스티용의 뒤를 잇는 작가라는 광고를 보고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둘을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주저 없이 읽었다. 처음부터 끊임없이 주절되는 화자의 글을 읽으며 난 어떤 오해를 생각했다. 뭐랄까? 지붕에서 떨어져 마비가 된 남자, 아내를 사랑했지만 이젠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인해 아내를 증오하는 남편.-.-;;
왜 아내는 남편을 방치했을까? 왜 남편은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를 증오하게 된 것일까?
막스 몬네의 문체는 멋지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스토리로 들어가면 헷갈린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의 스토리를 얘기해주면 좋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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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확신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가 내 안에 비집고 들어와 거주하고 있다는 확신. 얼간이처럼 멍청하고 제 육신을 갖지 못한 열등감에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때때로 자신이 우월하다고 내세우며 당신의 입을 제 입 삼아 당신 인생을 갉아먹는 말들만 뱉어내게 하는 그런 존재. 그런 얼간이 같고 정신나간 친구가 말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면 그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자고 뭐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얼간이는 그렇게 큰 소리로 외쳤고, 그녀는 그렇게 알아들었다. 이제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밖에. p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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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잔인한 현실의 순간에 가장 아름답고 달콤했던 과거의 영상들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영상이랄까. 기억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속에 펼쳐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위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녀석은 자기가 너무나 쉽게 사그라지며 종국에는 우리 자신을 파괴해버린다는 사실을 잊고있다. 희망이 정말로 떠나버린 순간에는 말이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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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순간들은 정말이지 최악이다. 실존이라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엿 같은 것이다. 숨을 거두기 바로 직전을 골라 이토록 고통스러운 순간을 선사하다니 말이다. 그것도 이렇게 내 발목을 붙잡은 못된 죽음을 기쁨과 환희가 넘쳐나는 순간으로 먼저 보상해줘도 모자랄 판에. 마치 죽음 그 자체만으로는 모자란다는 듯 고통과 절망 그리고 유기(遺棄)까지 수반하게 만들고 있다. 만일 생을 마감할 때 느끼는 우리의 고통을 덜어줄 요량이었다면 쓸데없는 헛수고일 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삶이란 것에 거머리처럼 집착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놓기를 거부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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