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섬의 아이
이네스 카냐티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미치광이 제니'를 엄마로 둔 마리, 도대체 엄마가 왜 미치광이로 불리는지 어릴 땐 몰랐다. 나 역시 읽으면서 왜?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런 의문을 가진 이유는 설마, '미치광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사용하리라곤 몰랐기 때문이다. 인간이 집단적으로 행동할 때 보여줄 수 있는 이기심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비록 프랑스 어느 시골에서의 일이지만 너무나 익숙하여 마음이 저며오는 것은 우리나라 또한 그런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집단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마리를 임신하여 어머니에게 내쫓긴 제니, 단지 누구의 씨인지 모르는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내몰림을 당하는 제니가 당장 할 수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제니가 당한 그 상처를 보담어주어야 할 부모에게, 특히 엄마에게 내쳐졌을 때 그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밤마다 눈물지으며 울고 있는 엄마를 지켜보는 딸, 마리의 입장은 또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일까? 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비밀을 안고 혼자 아파해야만 하는 마리. 읽으면서도 한숨이 푹푹 나왔다. 더구나 설마? 하던 일이 진실로 밝혀지고 그럼에도 꿋꿋한 마리를 보며 박수를 보냈는데… 이제 세월이 지나니 이들에게도 행복이 찾아오는 구나! 안심했는데… 터지는 사건.

아, 작가의 잔인함에 나는 치가 떨렸다.

절제된 문체, 담담한 일상, 지독한 슬픔. 부디 마리의 꿈이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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