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유가 뭐예요? - 초등 4학년 국어활동 3 교과서 수록 도서 ㅣ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3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양진희 옮김, 프레데리크 레베나 그림 / 상수리 / 2008년 7월
평점 :
자유가 뭐예요?
나는 그다지 질문을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궁금하면 혼자 고민하고 찾아보다가 그래도 안 되면 그제야 물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그런 일로 인해 손해 보는 일이 많다. 그건 내 혈액형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소심해서이기도 한 것 같고, 내 살던 시절의 보수적인 어른들로 인해 내가 잘못된 질문이나 엉뚱한 상상력에 대해 이해받기보다는 잘못되었다고 다그친 어른들이 있어서 그런 것도 같고, 이미 이 나이까지 그러며 살아도 불편한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더구나 요즘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는 검색만 하면 '오버'된 정보까지 찾아낼 수 있지 않은가? 뭐 그래도 가끔은 어떠한 궁금증이 유발하여 그걸 못 참을 때가 있으면 그 즉시 풀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 가엾게 여긴 적이 한두 번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조카들에겐 늘 궁금한 것은 물어봐라, 물어서 손해 볼 것 하나도 없다. 라고 말한다. 왜? 그런 것은 어릴 때부터 풀어보는 성격을 가져야 하므로.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앞서 나온 『행복이 뭐예요?』『함께 사는 게 뭐예요?』를 본 적은 있지만 읽어보질 못했다. 철학적인 질문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유독 이 책은 처음부터 눈길이 갔다. '자유'라는 단어 때문일까?
자유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것을 말한다. 그 뜻을 풀이하자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자유'라는 것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질문을 해댄다. 내가 원한다고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건가? 만약 그 모든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이유가 다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어른이 되면 모든 것에 자유로워지는 건가? 등등 읽다보니 정말 궁금해지고 만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것처럼 내가 원한다고 해서 새처럼 하늘을 나를 수는 없는 것이고, 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을 수는 없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자유라는데?
이 책은 어린이용 철학이야기지만 어른인 내가 읽고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 그것은 아이나 어른을 떠나서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엔 어른이 되고도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많으며 자유를 얻었음에도 그 자유를 써 먹을 줄 모르고 책임질 줄 모르는 어른들이 무수히 많다.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고 해서 자유를 얻는 것은 아닌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하나 궁금증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자유에 대한 깊은 사고력과 통찰력이 생긴다. 또한 그런 사고력과 통찰력을 가짐으로써 아이들이 '자유'에 대한 건전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좀 더 나아가 '자유는 보물처럼 지키고 아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덮고도 '자유'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문다. 내가 그동안 자유롭다고 생각했음에도 알고 보면 얼마나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또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얼마나 큰 책임감이 같이 주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해결이 안 되는. 어쨌든 철학은 머리 아프지만 흥미로운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