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 영화 <나는, 인어공주>를 봤다. 그 영화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은 달에 있는 땅을 돈이 남아도는 할일 없는 인간들에게 팔아먹는다. 내가 먼저 차지하면 주인이라는 공식도 웃기지만 그런다고 아무 생각없이 달에다 땅을 사는 인간들도 좀 웃기긴 했다. 그런 비슷한 이야길 어디선가 본 적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달이다. 이 소설에도 달이 나온다. 제목이 말하듯이. 

독특한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달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일들을 적었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그런 달이 아니라 별처럼 반짝이기만 하는 작은 달이다. 그게 달인지 아닌지는 망원경으로 확인해야만 할 거다. 하지만 달로 인해 사회에선 별 일이 다 생긴다.

우선 주인공의 엄마가 집을 나간다. 그리고 주인공은 알 수 없는 병을 앓는다. 두 번째 달이 생겼을 땐 그래도 그 신비함으로 인해 판타지가 되었으나 세 번째 달이 생기자 판타지가 재앙으로 변한다. 투신자살, 살인, 강간, 절도 폭력까지. 그러다 네 번째 달이 나타나자 이젠 판타지도 재앙도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나는, 인어공주>에서와 같이 '봉이 김선달'이 나타난다. 달에 납골당을 짓겠다나? 그렇게 여섯 개의 달이 떠오르고 세상은 뒤죽박죽!

정말 엉뚱하고 대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작가는 남자가 아니고 여자이다. 근데도 글을 읽어보면 도저히 여자 같지 않다. 하긴 여자라고 이런 상상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내가 그동안 너무 여자다운 글들만 읽었었나 보다.

문학상이라고 일컫는 작품들 중에서 그래도  한겨레문학상만은 읽어줄 필요가 있겠다. 작년에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 꽤 신선하다. 비슷비슷한 류의 작품들 속에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다만 아직은 시작이라 완성도는 어쩔 수 없다. 그 점만 이해한다면 이 책으로 이 여름 유쾌하게 보낼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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