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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
박종인 외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아롬주니어에서 나온 『거울 속의 아이들』을 읽었다. 그 책은 MBC시사다큐 W가 취재한 내용에 재구성한 팩션으로 불행 속에 희망이라는 빛이 보였다. 그래도 팩션인지라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조금 덜했는데 이 책 『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는 그야말로 실제,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그 생생함이 가슴에 절절 맺혀버렸다.
나도 이 프로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하필이면 가장 잔인한 아프리카의 내전에 끌려갔다온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였다. 그 반군 미친 놈들이 하는 잔인한 짓거리를 보면서 세상에 저런 악마 같은 것들이 사람이라는 탈을 쓰고 있다니 하는 격한 감정이 저절로 나왔다. 이번에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아이들을 보자 가슴이 찢어진다.
표지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는 책을 넘김과 동시에 사라진다.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아직도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고 어른들 뒷바라지(?)에 자신들의 인생을 모두 걸고 사는 어린아이들. 너무나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아놓고 부려먹는 부모들! 그들의 입장을 이해를 하면서도 안타깝기만 하다.
책에는 티베트의 아이들도 나온다. 올림픽 때문에 요즘 유난히 많은 뉴스에 등장하는 티베트와 중국의 관계,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국경을 넘는다고 무조건 총질부터 해대는 중국의 처사는 어이가 없다. 물론 그런 작은 나라의 독립운동이 어디 중국과 티베트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결정적으론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불러일으키는 이 비참한 현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아이들과 여자들이다. 그런 아픔이 언제쯤이면 사라질 것인지. 또 아직도 비천한 신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부모의 삶을 그대로 되물림 받아 살아야만 하는 인도나 파키스탄의 아이들. 오스카 와일드가 지었다는 시의 한구절에 엿보이는 작은 희망이 안쓰럽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 책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내전이 뭔지 비천한 신분은 또 무엇이고 진정한 가난이란 것은 또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우리 아이들이 책 속에 소개된 루빠를, 문니스와리를, 먹고 살기 위해 어린나이에 길거리로 나가는 몽을, 끔찍한 일을 당한 조프리를 제대로 이해나 하겠냐마는 그래도 이 아이들을 보면서 생명을 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위해 내일의 희망 정도는 선물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시간에도 설사병으로 죽는 아이가 있을 것이고 착취 노동에 동원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디 그 아이들의 잘못일까?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고, 나라와 부모를 잘못 만난 탓이지.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표지 속의 저 해맑은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아이들이라면 희망도 잃지 않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이가 아이로서 자라면서 '행복할 권리'를 찾는 그런 즐거운 날이 그 아이들에게도 오리라는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