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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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오해의 오해의 오해의 구덩이다. 상대방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어떻게 읽고 느끼느냐에 따라 그 글에 대한 친근함은 달라진다. 편지, 이메일, 메신저, 쪽지 등등 이 책은 그런 느낌을 갖어 본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준다.

잘못 보낸 이메일이 계기가 되어 오래전 유행한 펜팔처럼 그렇게 여자인 에미와 남자인 레오가 메일을 주고받는다. 얼굴도 모르고 그 사람의 성격도 제대로 모르고 아는 것이라곤 오로지 상대방이 말하는 글들뿐!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오롯이 나의 몫이 되고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저 메일함을 없애버리면 그만인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더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커져갈 것이다.

글로 인한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계속되면 그 사람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며 말보다 글이 주는 편안함으로 인해 그 사이는 훨씬 가까워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상대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다. 목소리가 듣고 싶고, 한번이라도 만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그 만남으로 인해 나의 환상이 깨져버릴 수 있으니.

결론적으로,
레오, 당신은 나빠요. 에미를 사랑한다면 좀더 용기를 냈어야 해요. 물론 에미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그런 식의 회피는 두 사람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에요. 아무리 에미가 '행복한 결혼생활'에 '별 문제가 없는' 척을 했다고 해도 레오 당신은 이미 다 알고 있었잖아요!! 이제 모니터를 벗어난 에미의 감정을 잡아줄 사람은 레오 당신밖에 없어요. 차가운 북풍을 막아줄 '단 한 사람' 레오, 어디에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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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2008-04-2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오도, 에미도, 에미의 남편도 측은해지는 이야기...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그러면서 너무나도 현실적인 얘기였던 것 같아요.
이 작가에게 다음 이야기를 써 달라고 조르고 싶을 정도로.. ^^

readersu 2008-04-28 10:48   좋아요 0 | URL
현실적인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게 생기고나서 한번쯤은 이런 경험들을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실패로;;ㅋ 현실은 냉혹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