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 가족이랍니다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ㅣ 보름달문고 23
김려령 지음, 노석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이 책의 백미는 욕쟁이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다. 이렇게 쓰고보니 왠지 책을 잘못 읽은 느낌이 나지만  어쩌랴! 읽는 사람마다 감동하는 부분이 다르듯이 내가 감동한 부분은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인 걸.^^;

『완득이』를 읽은 후 이 작가에 대해 무진장 궁금해져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는 이 책을 읽었다. 『완득이』에서 김려령 작가의 글빨을 알았던 터지만 이 책은 그 이전의 작품이었고 어린이 책이었기에 설마 했는데 할머니의 사투리에 나는 뻑! 넘어가버렸다. 그 바람에 이 책의 주제가 뭔지(물론 어린이 문학답게 그다지 심각한 부분은 없었지만;;) 그런 것은 알 겨를도 없이 할머니만 등장하면 웃음부터 지었다. 어쩜!

이 책은 입양가족에 관한 책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빠와 연예인만큼이나 바쁘고 인기 좋은 의사 엄마 그리고 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딸 하늘이, 중풍 걸려 아들집에서 치료받고 있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아들이 자식을 낳지 못하자 며느리에게 주눅들어 사는 할머니와 너무나 떳떳하게 입양한 사실을 밝히는 엄마에 반해 자신이 친딸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하늘이. 그들 가족간의 숨어 있는 갈등과 그 해결 과정을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잘 풀어냈다.

겉으로 사랑을 내보이는 엄마와 겉으론 미운오리새끼마냥 취급하는 할머니지만 마음 속으론 사랑을 간직한 할머니. 그 모든 사랑이 어쨌든 하늘이를 향해 있다는 것을 모르는 하늘이의 오해와 갈등 속에 그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못지 않은 진정한 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로 들려주는 해님달님이야기와 마지막 할머니의 태몽이 주는 즐거움은 작가의 상상력이 엿보인다. 이 작가를 아무래도 사랑할 것 같다.ㅋ  

"시티래시요? 나가 쪼까 겁나는 야그를 혔기는 혔는디…. 고것 땀시 야가 몹쓸 꿈을 꿨는게 비네. 워쩐댜." ㅋㅋ 시티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