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두 권의 소설을 읽었다. 우리나라 문학을 대표하는 두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 굳이 두 권을 같이 읽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를 읽다 보니 『쿨하게 한걸음』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같이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나에겐 친구의 수다와 다를 바 없는 소설이라는 거다. 그래서 좋았다는 거냐? 나빴다는 거냐? 하고 물으신다면 그저 쩜쩜쩜! -.-;; 두 이야기 모두 대공감하는 소설이었으나 그 대공감이 너무 지나쳤다고만 하련다;;; 그리고,

이유를 말하자면 이렇다. 저 책들을 읽는 그 주에 나는 두 건의 약속이 있었고 그 두 건의 약속이 모두 여자친구들과의 만남이었으며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었기에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이 많았다. 일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남자이야기, 가족이야기, 친구들이야기 등등 이틀을 나누어 그 친구들과 도합 10시간에 가까운 수다를 떨었던 것인데 그 이야기들 속에 이 책들에 나오는 에피소드들 뿐아니라 웬만한 여자들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모두 다 나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필이면 그런 후에 이 책들을 읽게 되었으니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내도록 고개가 끄덕거려진 건 사실이다. 맞다. 옳은 소리다. 그렇지!!

그러나 싱글녀들의 등장소설은 이제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기 또래의 현실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제일 쉬운 소설작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런 이야기들은 이미 기존의 작가들이 다 써먹은 내용들이다. 읽으면서 내내 다음 내용이 뭘지 눈에 선하고 뻔하다면 그 소설은 시시해버리고 만다. 작가가 쉬운 일은 아닌 줄 안다. 나는 시시하다고 하는 그만큼도 글로 표현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등단하고 장편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존경스럽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그런만큼 작가들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구하고 상상하고 문장 하나에도 등단한 작가로서의 내공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고 나서 '이게 뭐야?' 나도 이 정도는 쓰겠네..하는 생각을 독자가 했다면 그건 작가의 노력이 미흡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마 독자가 '이 정도'라도 쓸 수나 있겠냐마는. 아무튼.

다행이라면 두 작가 모두 이제 새내기 작가나 마찬가지라는 거다. 그래서 난 그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처음부터 잘 쓰는 작가보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멋진 글과 훌륭한 작품을 써내는 작가를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박주영 작가의 경우 이번에 두 번째로 그의 작품을 접하는데 처음 작품보다는 이번 작품이 훨씬 좋았으며 서유미 작가의 경우 대 창비의 첫 장편소설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와 부담 백배 가지고 있겠지만 나름 서른셋 싱글녀의 성장통을 잘 그려낸 점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뭐, 이렇게 적고보니 주제도 모르고 끼적거린 것 같아 민망하지만 한 사람의 독자로서 한국문학을 무척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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