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아는 사람만 아는 스포일러 살짝~ 들어감^^;)

가끔 스릴러를 볼 때마다 빨라진 맥박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한다. ‘잰 왜 저 장면에서 움직이는 거지. 무섭지도 않아? 움직이지 마! 그냥 그대로 있으라구!’-.-; 스릴러엔 꼭 나오는 장면이다. 주인공들은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궁금한 것은 참질 못한다. 어둠을 뚫고 나가 확인을 하거나 용감한 척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나선다. 그 바람에 보는 사람들의 가슴은 계속 쿵쾅거린다. 비명을 지를 준비를 하면서….

마르크 뒤페로는 기자다. 지난 시절 두 번의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그는 살인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가 알든 모르든. 나이 마흔에 그는 범죄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자로 나섰으며 언젠가는 ‘악’의 얼굴을 보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마침내 그의 앞에 ‘열대의 연쇄살인범‘이라 이름 붙여진 자크 르베르디가 나타난다. 마르크는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 교도소에 있는 자크와 펜팔을 시작한다. 엘리자베트라는 여자의 이름으로. 나는 속으로 소리친다. ’안 돼, 하지 마!‘ 그러나 주인공들은 역시 용감하다. 드디어 게임 시작!

프랑스 스릴러의 황제라고 불리는 그랑제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었다. 앞서 ‘연쇄살인범’을 다룬 두 편의 소설을 읽은 탓에 자신만만하게 책을 펼쳤다. 범인을 나중에 밝혀내는 다른 소설들과 달리 『검은선』은 처음부터 범인을 밝히고 시작한다. 그 덕분에 긴장감이나 두려움이 덜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읽을수록 드러나는 ‘악’의 존재는 은근하면서도 으스스했다. 마치 자크가 산소를 조금씩 없앤 후 서서히 꿀을 녹여 피해자들의 ‘검은피‘를 빼내는 것처럼 말이다.

1권보다 2권에서 보여주는 긴장감은 어느 정도 눈치 채며 읽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이 나지 않기에 불안함만 증가한다. 역시 그 불안함의 원인이 있었다. 그렇지, 독자인 내가 눈치 챈 이 상황에서 끝이 나면 스릴러가 아니겠지. 멋진 반전이었다. 소름이 끼칠 만큼 대단했으며 장면장면이 영화처럼 눈앞에 선했다.

『모방범』에도 나오듯 살인사건을 목격한 피해자들은 자책감에 빠져든다. ‘내가 그들을 죽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혹은 ‘다미코에게 너무 심한 말을 한 것은 아닌지, 소피 옆에 붙어 있을 수 있었는데…’ 등등. 하지만 자크가 말한다. “보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

연이어 세 편의 스릴러를 읽으면서 점점 이 장르에 빠져드는 내가 보인다. 자꾸만 내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조용한 집에서 들리는 조그만 소리에서도 깜짝!하고 놀라지만 나 역시 스릴러의 주인공처럼 자꾸만 그 정체를 알아내려 움직인다. 두려움과 불안에 떨면서도 읽게 되는, 읽을 수밖에 없는 그 묘미 속으로.

당신도 나와 같이 가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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