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심연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왜 그들이냐고? 왜 다른 사람들이 아니고? 슈퍼마켓에 줄을 서서 한번 보란 말이오. 제기랄! 그냥 다른 한 무더기를 한 바구니에 담아 넣은 거요! 그냥 희생자들을 선택한 거지.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새로운 제품을 발견한 소비자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단순 반복했을 뿐이오. 비교해 보고 장을 봤단 말이오!(…)”

범인의 변명은 경악할 수준이다. 한동안 마트에 가서 비교(?) 같은 걸 할 생각도 못하겠다.

우연히 책을 들었다. 재미있다고 강추를 한다. 친구가. 그러면서 덧붙인다. 네가 보면 좀 무서울 거라고. 과연.

첫 장을 펼치면 막심 샤탕이 말한다. “일단 밤이 되길 기다리세요. 그리고 어두워지면 머리맡에 어슴푸레한 스탠드를 켜고 첫 페이지를 여세요.” 어쩐지 으스스한 기분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목덜미에서 이마까지 머리 가죽을 통째로 벗겨낸 알몸의 여자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한다.

금요일 밤부터 정신을 놓고 읽었다. 잠시 잠을 자고 아침에 다시 읽다가 동생의 방문에 잠시 멈춤. 오로지 내 머릿속은 브롤린과 애너벨과 67명의 피해자와 밥이 생각났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밥은 누구인가? 드디어 동생이 갔다. 다시 읽기 시작. 브롤린이 기적의 궁전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애너벨이 머독의 집을 방문하는 순간, 킬이 드디어 ‘밥’의 은신처를 알아낸 순간, 영화를 보러가자는 후배의 전화로 책을 덮어야 했다. 아놔~ 한마디 했다. <추격자>는 못 봐! -.-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그동안 내가 읽은 ‘악’의 소설들은 이 책에 비하면 맛보기에 불과한 것 같았다. 사건의 전개와 피해자들에 대한 상세한 묘사,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책을 덮으면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보이지 않는 적이 나타날 것 같은 예감과 문 뒤에서 누군가 덮칠 것 같은, 그리고 내가 잠들었을 때…… 헉!

아, 장르소설의 매력이라니.

새벽 4시에 잠이 들었다. 다행히 꿈을 꾸진 않았다. 이렇게 두려움에 떨면서도 나는 또 다른 ‘악‘을 만나러 간다. 지금. 이 분야의 대가로 손꼽힌다는 ’장 크리스토퍼 그랑제’

그럼, 나의 건재는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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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2008-03-17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재하신 듯 ^^;
이 소설, 그랑제의 소설만큼 재미있는 건가요! 전 '검은 선' 방금 끝냈는데, 저도 <추격자>계속 떠올랐음... 근데도 재밌고, 또 보라면 보기 싫고, 하지만 '검은 선'만큼 재밌다면 또 볼 생각도...

readersu 2008-03-17 11:00   좋아요 0 | URL
다행히도^^;;
<악의 심연> 강추합니다. 으스스하긴 한데 남자분이라면 읽을만 할 듯^^;;
사실 전 무서웠어요. 대나무숲만 보면 『검은선』이 생각나고 집에만 가면 누군가 다녀가지 않았나 의심하고..ㅋ 당분간 그러며 살 듯..근데도 자꾸만 그런 소설들이 당겨서 다른책을 또 읽어볼 생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