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밴드 Dorothy Band 3 - 완결
홍작가 글 그림 / 미들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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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보고 싶은 마음이 왕창 생겼다. 더구나 책을 펼치자 눈에 들어오는 연필로 그린 그림들은 완전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와우! 모든 분야에서 컬러가 대세인 마당에 흑백이라니! 컬러가 안 들어가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이 만화는 미디어 다음의 '만화 속 세상'에서 연재되었던 이야기다. 록 밴드을 통해 독재자를 물리치는 이야기인데 《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한 만화다.  진지하지만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보는 동안 꽤 즐거웠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된 도로시는 그곳 뭉크킨에서 음악을 금지시키고 억압해온 음치마왕을 물리친 인물로 순식간에 영웅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집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하나 레코드계의 거물인 '오즈'만이 그 방법을 알고 있고, 오즈를 만나기 위해서는 가수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그날 밤 환영회에서 도로시는 인사불성이 되어 가수로서의 자질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오즈를 향해 길을 나선다.

홍작가는 원작인 《오즈의 마법사》의 플롯을 따라 자신만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오즈를 향한 길에서 만나는 허수아비, 강철나무꾼, 사자 등 인물들의 내면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록 밴드로서의 모험이라기보다는 자아 성장을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부분에 마침내 현실로 돌아온 도로시가 꿈인듯 현실인듯 헷갈려하지만 여행이란 언젠가는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끝을 알면서도 늘 그 순간을 아쉬워하고 다음 여행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끊임없이 되풀이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여행은 일상이라는 여행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고양이 탱고는 말한다. "누구나 한 번쯤 특별한 일을 경험해. 때론 너무나 꿈같아서 꿈이라고 믿어버리지. 잊지 마. 아주 특별한 경험은 일상 어딘가에 떨어져서 발견되길 기다리는 동전 같은 거야. 눈을 부릅떠야 횡재할 수 있는 거라고." 그러니 지금이라도 주머니 속을 잘 살펴보는 게 어떨지. 도로시처럼 돌아오기 싫을 만큼 즐거운 상상의 나라로 떠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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