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벤자민
구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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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한 플룻을 가진 소설이다. 여기저기 등장인물들이 많아 복잡한듯하지만 알고보면 사실 그다지 복잡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고 언뜻 추리소설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나름대로 할말들이 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어이가 없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삶에 대해 무기력한 사람들이다. 삶의 목표도 없고 욕심도 없다. 작가가 전작에 내보인 백수들에 비하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러나 다를 게 하나도 없어보인다. 내 친구는 말하더라 세상에서 제일 인간성이 좋은 집단이 백수집단이라고. 생각해보니 옳은 소리다.^^; 나도 한때는 인간성 정말 좋았는데;;

서류에 사인하는게 주업무인 연주, 어느날 아는 듯한 남자를 만났는데 알고보니 죽은 대학선배와 닮았단다. 더구나 그 선배가 죽은 이유에는 연주가 관련되어 있고 그 충격으로 연주는 기억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그 남자가 연주에게 전화를 한다. 

그 남자, 선배를 닮은 조용희는 사채를 쓴 덕분에 매일 사채업자의 감시를 받는다. 더 기막힌 것은 아내가 사채업자랑 바람이 난거다. 이럴수가! 화가 난 그는 인터넷 매물사이트에 아내를 매물로 내 놓는다. 그런데 아내는 아주 신나라 한다. 헉! 그리고 점심때마다 우연히 마주친 연주를 보고  그 남자 역시 연주를 어디서 봤을까? 고민을 한다. 그리고 연주에게 전화를 한다.

여기까지는 그런저런 스토리로 이어가겠구나 했다. 어찌 인생들이 이리도 궁상인가 싶기도 하고, 조용희나 이연주나 아내인 선숙의 삶도 갑갑했다. 그런데 연주가 조용희의 아내 선숙을 만나고나서는 이야기가 희한하게 돌아간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끝부분으로 가면서 작가는 무능력하고 무기력하며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살아가는 인간들에 대한 탐구심을 발휘한다.

어쩐지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마음 한구석이 참 서글프다. 산다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싶다. 그나저나 가엾은 벤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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