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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4
모모 카포르 지음, 김지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2월
평점 :
완전한 사랑이란 대체 뭘까?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사람과 영원히 사랑하며 사는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그런 사랑이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세르비아 말로 '꿈꾸는 아이'라는 뜻을 가진 싸냐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남자 바냐를 만나 사랑하므로 결혼을 한다. 그러나 영원히 싸냐만을 사랑하겠다는 바냐는 매력적인 여자를 볼 때마다 마음에 품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싸냐는 조금씩 줄어든다.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그 대상은 우리의 눈 속에서 점점 더 커져 갑니다. 반대로 다른 대상을 원할 때는 점점 더 작아지게 되지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이 사실에 익수개져 버립니다. 대부분은 사랑 없이도 그럭저럭 살 수 있게 되고, 또 그것이 사랑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싸냐가 점점 줄어든다는 걸 알면서도 바냐는 그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도 바냐 마음에 차오르는 욕망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싸냐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지고 어디로 갔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바냐는 후회를 한다. 싸냐가 사용한 주위의 모든 사소한 것들을 보면서 싸냐를 떠올리고 수없이 눈길을 주었던 매력적인 여자들은 이제 추하게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싸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허리를 굽혀 작아질 대로 작아진 싸냐를 찾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방법으로 걸어 다닙니다. 그런 사람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그들은 그저 땅바닥만 바라보며 걸으면서 무언가를 찾고 또 찾으니까요."
사람들은 늘 그렇다. 진실한 사랑이 옆에 있을 땐 그 사랑을 알아보지 못한다. 더구나 서로간의 믿음이 깨지면 그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상대방을 믿어야 하고, 믿음을 주되 그 사랑을 잘 지켜나가야만 그 진실한 사랑은 존재하게 될 것이다.
아름답고 예쁜 글과 깜찍한 일러스트가 매력만점인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은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작가의 동화적 상상력이 따뜻함을 전해준다. 특히 바냐에게 상처를 받아 점점 작아지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싸냐의 태도는 비록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지만 나만은 변함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진실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