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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2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긴장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추리소설을 그다지 읽지 못하고(그러면서 스릴러 영화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정신빼고 보는 편이지만;;) 추리소설에 대해 아는 바가 제대로 없어 어떻다고 이야기도 잘 못하는 데다 내가 제일 어려워 하는 리뷰가 추리소설 리뷰 쓰는 거다. 늘 추리소설은 읽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리뷰랍시고 써보자 생각하니 괜히 스포일러를 이야기 해서 책을 망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간만에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한 권 읽었으니 이 좋은 책을 안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추리소설도 종류가 다양한 것 같다. 미리 범인이 누구인지 말해놓고 시작하는 이야기도 있고, 범인을 맞히기 위해 반전의 반전을 거치면서 잡아내는 이야기도 있다. 그 둘을 비교해볼 때, 나는 긴장감을 팍팍 넣어주는 반전의 반전이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여 긴장하는 데다 범인을 잡기 전까지는 책을 놓을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은 좀 달랐다.
피해자를 밝혀놓고 시작하는 것은 전자의 이야기에 속하는 것이지만 거의 천 페이지에 가까운 글이 '왜! 버니가 죽게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더구나 작가의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 묘사와 그리스 고전어에 대한 신비로움, 은근히 풍겨나오는 지적인 문체는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굉장한 '문학작품'이라고 생각할 만큼 탁월하다. 더구나 두 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시체가 밝혀지기까지 불안에 떠는 그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듯 눈앞에 선했다.
『비밀의 계절』은 일찌감치 디오니소스 제와 관련한 사건이 벌어졌고, 그와 관련한 또 하나의 살인이 벌어지면서 화자인 리처드가 회환과 속죄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독자는 리처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읽게 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공범의식까지 갖게 된다.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학생 시절에 우연히 저지르게 되는 범죄로 인해 삶에 있어서 치유할 수 없는 한 부분을 '추억이라 불리는 유령'으로 살아가게 되는 그들, 한 편의 미니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