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북노마드에서 나오는 책들을 보게 되었다. 첫 책인 『게으름의 행복』을 제외하곤 나머지 3권의 책을 다 보았으니(제대로 안 읽은 『뉴욕 걷기』가 있으니 '읽다' 보다는 '보다'로 말하련다.) 북노마드의 책은 어쩐지 내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표지도 마음에 들고(표지를 보면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여행이라는 컨셉도 마음에 든다. 이러고 나니 내가 꼭 북노마드 직원 같다.(-.-) 분명히 밝히지만 난 북노마드 직원이 아니다. 근데 왜 북노마드의 책이 마음에 든다는 식의 페이퍼를 올리느냐고 묻는다면 게을러서라고 말하겠다. 게을러서;;;;(아무래도 『게으름의 행복』읽어봐야 할 것 같은;;;) 처음 『마이 프렌치 라이프』를 보았을 때, 그 사진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이틀 만에 읽어버리고선 리뷰를 써야지 하고선 아직까지도 못썼다. 그리고 『뉴욕 걷기』를 보았을 땐 나의 드림! '뉴욕'에 대한 상세한 정보라 열심히 읽었다. 다 읽어버릴 생각이었는데 마침, 뉴욕 가는 친구가 있었다. 뉴욕에서 50여일 있으면서 뉴욕을 마스터하고 온다하기에 이보다 나은 책은 없다 싶어 읽던 책을 그냥 줘버렸다. 그래, 나는 어느 세월에 뉴욕을 가게 될지 알 수가 없는데 뉴욕의 거리를 공부하고 알아봐야 뭔 소용이 있겠어. 하고 말이다. 그러곤 다시 만나게 된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 여행 서적이라면 최소한 3번은 돌아보는 성격인지라 제목만 보고 여행 책이구나! (당연히 북노마드에서 나온 책들이 여행관련 책이었으니) 하고 좋아라하곤 읽었는데 어? 조금 달랐다. 이건 여행 서적이 아니라 에세이였다. 그래서 살짝 실망을 했는데 이내 그 실망을 거뒀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여행인 '머무는 여행'에 딱 맞는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멋지구나! 하며 열심히 읽었다. 그러곤 리뷰를 써야지 했는데 딱히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까 고민스럽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아차, 지난번에 읽은 『마이 프렌치 라이프』도 리뷰를 안 썼는데, 『뉴욕 걷기』도 있잖아. 어? 그러면 한꺼번에 간단리뷰를? 하며 머리를 굴린 거다. 그러다보니 왠지 북노마드 직원 같은 페이퍼를 쓰게 된 것이다.(이런 구차한 설명을 다니 더 이상하다;;;)

『마이 프렌치 라이프』, 표지를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진이다. 찾아보니 내 생각이 맞았다. 사 놓고 아직 비닐도 못 벗기고 있는 『이탈리안 조이』의 칼라 컬슨의 사진이다. 일단 이 책은 그 사진의 분위기 때문에 점수를 얻었는데 사실, 글은 그저 그렇다. 딱히 내세우며 멋진 여행 책이다 라고 할 수는 없다. 호주에서 살다가 프로방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그들의 '프랑스에서의 삶'이 내겐 너무나 꿈같은,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 아,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좋겠다. 나는 가까운 교외에라도 별장을 하나 가지고 싶다. 운운하며 비꼬기만 할 뿐. 그럼에도 이 책이 내 스타일이야 하는 것은 사진 때문이다. 사진이 정말 멋스럽다. 광고사진처럼, 타샤 튜터의 정원을 보듯, 프로방스의 유혹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워낙 별별 여행 책들이 많이 나오니 사진만으로도 나는 이 책이 마음에 든 것이다. 물론 이건 모두 각자의 취향이다. 내 말만 믿고 쌩스투 누르고 책을 샀는데  그 사진이 뭐가 멋지냐? 하신다면 곤란하니 꼭 오프라인에 가서 확인하고 사시길 바란다. 나는, 내 리뷰나 페이퍼보고 믿고 샀는데 어쩌고저쩌고 하시면 억수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좋았는데 그래서 좋다고 이야기 했는데(갑자기 장금이 생각이 남.-.-) 다른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면 그걸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오프라인에서 책을 훑어보고 사는 편이다. 간혹 나 역시 그러지 않고 털썩 리뷰나 페이퍼만 보고 사서는(어떨 땐 광고에 속아) 랄랄라~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책에 대한 별점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ㅋ 리뷰 쓰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나는 감동 받았는데 리뷰 쓰려고 보니 다들 그게 뭐야? 라는 식의 리뷰가 올라와 있으면 헉! 내가 책을 잘못 읽었나? 불안해지는 마음. 아무리 페이퍼라고 너무나 쓰잘데기 없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선 소심한 A형의 넋두리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아무튼 나는 이 책의 사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다.;;;;;

『뉴욕 걷기』는 내가 원하는 여행 책이다. 한 곳에 머물면서 관광객이 아닌 뉴요커처럼 뉴욕의 곳곳을 훑어보는 일. 물론 그 일이 뉴욕 시민도 아니면서 알면 얼마나 알겠어 하겠지만 그래도 그저 겉모습만 보는 것하곤 다르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뉴욕은 나의 로망이다. 뉴욕에 관한 책은 웬만하면 읽어보는 편이다(생각해보니 뉴욕뿐 아니다. 나의 로망은 나라나 장소가 다른 여행 책을 읽을 때마다 달라진다.- -;). 뭐 어쨌든 뉴욕에 가서 센트럴 파크의 가을을(아쉽게도 이 책엔 가을이 안 나온다) 꼭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단지 그 뿐이지만 저 책을 읽고 뉴욕의 다른 모습들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아는 게 힘이니까 말이다.ㅋㅋ 그래서 뉴욕으로 여행가는 친구의 소식을 듣자마자 이 책이 생각났고 이 책을 주면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다녀와서 꼭 이야기 해 달라고 했다. 만약 정말 괜찮았다고 이야기 한다면 다시 사 볼 생각이다.^^

마지막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의 토박이인 작가가 자신이 30년 째 살고 있는 마을인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쓴 에세이다. 관광객과 거주자가 보는 그 도시의 명물은 다르다. 천지차이다. 그래서 처음엔 여행 책이 아니라 섭섭하다가 읽다보니 어? 멋지잖아 했던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토박이인 작가가 자기 마을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여태 관광객들이 알려주던 샌프란시스코에 관한 책만 읽다가 그곳에 사는 사람이 들려주는 마을이야기를 들으니 그야말로 진국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쓴 에세이인지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고, 작가이며 교사인 저자가 쓴 에세이인지라 지겨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매력은 어느 여행 책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는 거다. 폴 마돈나의 근사한 그림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것이라곤 "I left my heart in sanfransisco" 나 금문교가 모두인 나로서는 뉴욕에 이어 캘리포니아 드림까지 이루며 샌프란시스코의 곳곳, 잭 케루악(얼마 전 김동영의 여행 책에서 본 그 작가)앨리에 있는 사파티스타 벽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인 시티 라이츠 서점과 베수비오 카페, 여자들을 위한 바라고 하는 셰이즈 라운지에 가서 질좋은 메롯 와인을 한 잔 할 그 날을 꿈꾸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쿠오레에서 나온 이철승의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를 읽었다(리뷰는 따로 올릴 생각이다). 같은 캘리포니아인 LA에서 10년을 넘게 산 이철승이 영화와 LA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아, 좋았다. 역시 한 곳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뭔가 다른 것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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