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명절때만 되면 나오던 명화 중에<폼페이 최후의 날>이란 영화가 있었는데 <십계>나 <삼손과 데릴라>처럼 재미와 스릴과 흥미가 있었다. 이 책 『폼페이』도 읽다보면 긴장감이 넘친다. 지난번에 어린이 책에서(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건망증이 갈수록 심해진다.흑!) 로마에 수도시설에 대해 나온 것을 봤다. 앗! 생각났다. 소년한길에서 나온 『땅 속에 묻힌 비밀을 캐내자』를 보면 그 당시 로마시대에 땅속에 물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에 보면 수도 기사가 나오는데 그 물길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어느날 잘 나오던 물이 안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화산폭발이 일어나기 며칠 전의 일을 흥미롭게 적었다. 역시 자연 재해는 동물들이 먼저 알듯이 이 책에도 화산 폭발의 징조를 눈치 챈 동물들의 이야기가 살짝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화산의 폭발을 묘사하는 글은 그 광경이 눈에 보이듯 선하다. 영화로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볼만하겠다.

이 책은 뭐랄까? 예전에 이휘재가 하던 그 프로그램을 닮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이걸 선택했을 때, 혹은 저걸 선택했을 때 벌어지는 일이, 이 길이든 저 길이든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두 갈래의 길에서 선택하는 사람은 성공을 하든 안 하든 후회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일이란게 어느 것을 선택한다고 해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선 미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헨리의 선택이 어쩔 수 없었음에도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건 잘못된 선택이 틀림없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노라가 피비를 키웠다고 해서 캐럴라인만큼 잘 키울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캐럴라인은 피비를 정성스레 키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론을 두고 보자면 헨리가 걱정한 피비로 인한 폴의 고통(여동생으로 인한 헨리의 고토이 오버랩되면서)은 어느 것을 선택했어도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왜냐하면 부모들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남아 있는 것은 결국 남매들 뿐이고 오빠인 폴의 입장에선 피비를 끝까지 보살펴야 하니 말이다. 어느 게 맞고 어느 게 틀린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자신의 핏줄을 버린겠다고 마음 먹는 것은 나쁘다는 생각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말이다.

이사카 고타로는 꽤 명랑하다. 책 제목처럼 정말 명랑하다. 사실 이 책의 첫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좀처럼 흥미롭지도 않았다. 만약 이 전에 나온 (지금 영화로도 개봉된)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를 읽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포기하려던 차에 뒷표지에 실린 글을 보고 단편처럼 보인 글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나니 책이 술술 넘어갔다.^^ 암튼. 이사카 고타로 처음 만난 것은 『사신치바』였으나 나는 『종말의 바보』를 더 재미있게 보았고 아직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니 기대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이라 하겠다. 일본 작가들의 책이 너무 많이 나와서 경계는 하고 있지만 그 틈에서 유일하게 내게 흥미를 던져준다. 생각해보니 이 작가가 좋은 이유는 책을 읽으면 유쾌해진다는 거다. 죽는 이야기도 유쾌하고, 지구가 종말을 한대는 데도 유쾌하고..납치를 당해도 유쾌하며 은행강도가 나왔는데도 즐겁다. 이상하다.

홍은택의 글은 처음이었다. 책 속에도 나와 있지만 언젠가 TV프로그램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그를 다큐 형식으로 보여준 적이 있었다. 나도 자전거를 타지만(물론 그처럼 프로가 아니라 동네 공원이나 도는 수준이지만)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면 숨쉬기가 싫어진다. 하물며 서울하고도 그 한복판을 자전거로 매일 출퇴근했다는 그가 어찌나 존경스럽던지...또 의외로 그의 문체가 맘에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의 『아메리카 횡단』을 읽어볼 생각이다. 도대체 차로도 힘든 아메리카 횡단을 어떻게 자전거로 했는지..한 시간만 타도 엉덩이가 아파죽겠는 나는 이해불능이다. 그 책을 읽고 자전거로 아메리카를 횡단해보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안 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의 문체로 봐서 어쩌면 내가 해보고 싶다던 아메리카 횡단을 자전거로 하겠다고 나설 지도 몰라.ㅋ

가끔 청소년 도서를 읽는데 읽다보면 정말 놀란다. 우리나라 청소년 도서들의 질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이제 앞으로도 가끔은 청소년 도서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 남자아이의 자살을 계기로 여자친구가 회상하는 형식이다. 너무나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한 재준의 일기장을 받은 유미가 재준을 추억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놀란 점은 내 학창시절이 아주 오래되었고, 내 주변엔 아직 중고등학생이 없는 탓에 요즘 아이들을 잘 몰라서 그렇겠지만 여자애가 속상하다고 담배를 피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아, 원시적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 암튼. 요즘 애들이 그러고 다닌다는 것이다. 뭐 어쨌거나 그건 그거지만, 이 책은 정말 짜임새 있고 좋았다. ^^

 

이상은 읽고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올리지 못한 리뷰였습니다.ㅋ 앗! 『침이 고인다』도 있는데..그건 제대로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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