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짜리 배낭여행 - 직장 다니면서 떠나는 하이유경의 야금야금 세계일주
김유경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늘 배낭여행을 꿈꾸고 있으면서도 못가는 이유중 가장 첫 번째는 여정이 너무 짧다는 거다. 난 오래 전부터 오래도록 한 곳에 머물면서 지내는 여행을 꿈꿔왔다. 언젠가 본 영화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에 나오는 다이안 레인처럼 어느날 여행하던 토스카나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무작정 집을 사고 그냥 그곳에 내 자리를 마련하고 살아보는 것. 물론 이것은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암튼 그렇다. 어쩌면 내가 처음 간 해외여행이 5박6일짜리 패키지가 아니라 보름 이상 놀다가 오는 친인척집에 기숙하며 하는 여행이었기에 더 그런 꿈을 꾸는 지도 모른다. 그 비싼 비행기 값을 주고 5박6일 만에 돌아오는 것은 너무하잖아??? 그래서 나는 여행을 못간다. - -;;

그런 내게 이 책은 마음만 먹어봐! 그건 핑계일 뿐이야 하고 놀려대는 것 같다. 그래? 하고 읽어보니 과연 그렇다.^^; 연말은 연말이라서 안 되고, 명절엔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면서 안 되고, 여름 휴가엔 제일 비쌀 때, 줄 것 다 주고 어떻게 가니? 하느라 안 되고 알고보니 모든 게 핑계거리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김유경은 달랐다.

명절에 열흘짜리, 길어야 보름인 여행스케쥴로 세계를 누비고 다닌 것이다. 오! 놀라워라. 이젠 시간 없다고, 너무 짧다는 핑계는 정말 핑계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가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못 할 게 없는 세상이다. 앞으론 용기가 없어서 못 나간다거나 사실은 가고 싶지 않다거나 뭐 그런 솔직한 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김유경의 열흘짜리 배낭여행은 그래서 알차다. 열흘동안 열심히 돌아다녀야 돈이 아깝지 않을테니 나름대로 열심히 다닌다. 또 이 책에는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경비 내역과 코스를 적어두고 참고하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어쩐지 그 여행노트와 경비내역을 보니 없던 용기가 나기도 한다. 더구나 이 여자는 사진을 너무 멋지게 찍는 것 같다. 내 여행 로망엔 오로지 산토리니밖에 없었는데 러시아의 상테트페테르부르크가 그만 추가되고 말았다. 그 사진을 보자니 「러브 오브 시베리아」가 갑자기 생각나고,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가 저절로 나온다. 또 테트리스 화면에 나타나는 칼라풀한 크렘린 궁의 모습은 유혹 그 자체이다. 이래도 안 올래? 하듯 양파 모양의 지붕을 가진 멋진 성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난 여행서적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대부분의 여행서적은 선물을 받거나 거의 다 구입을 하는 편인데 이 책은 내 취지(긴 여정)와 맞지 않은 열흘짜리 배낭여행에 관한 책이라 관심도 두지 않았다. 우연히 선물 받고 읽으면서 열흘짜리 배낭여행도 괜찮구나!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열흘짜리에도 눈을 좀 돌려봐야겠다. 근데, 영어가 서툴러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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