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그림안에 실수들이 우글우글 - 어디가 틀렸지? 1
다니엘 게리에 지음, 류재화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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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만 관심이 많고 동화책이라곤 그림만 훑어보는 것으로 책을 덮어버리는 막내조카는 읽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거나 그게 지겨우면 만화책을 들여다보는데, 아직 유치원생이니 만화책이라도 들여다보는 게 어디냐며 어른들은 기특해 하지만 고모인 내 눈엔 영 거슬려서 동화책을 사주어도 별 효과가 없다. 그래서 만화책을 사 줄 때면 가능하면 학습효과가 있는 만화책으로 사 준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만화책의 효과는 나름 있어 간혹 이 녀석이 천재가 아닌가 할 정도로 엉뚱한 질문을 해대어 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지난번에 『분실이 고블린의 모험』이라는 책을 보내 준 적이 있었다. 글자는 거의 안 나오고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퀴즈'와 '숨은 그림 찾기' 그림책이다. 나름 생각하기를 이런 책은 좋아할지도 몰라 하며 건네줬는데,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다. 급기야는  책에 구멍난다 그만 쳐다봐라 했는데, 잘됐구나 하고 나를 귀찮게 하기 시작했다.(고모, 고모, 같이 찾아봐!! - -) 물론, 이 책을 동화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동화책이든 아니든 책을 들고 들여다본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

이 책은 집중을 요하는 책이다. 멋진 그림 안에 들어 있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을 찾아내는 것인데, 그 그림이 주는 전체적인 주제와 의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정답을 맞힐 수가 없다. 예를 들자면 유로 마크 10개를 찾아라 하고 나오는데 달러와 유로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유럽의 날」같은 그림에서 정답을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어떻게 보면 그림만으로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자, 그럼 실수가 우글거리는 그림 안으로 들어가보자.

「공룡박물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웃기는 일이 많다. 오토바이를 닮은 '모토사우러스'란 이름의 공룡이 전시되어 있고, 맘모스가 화석이나 뼈가 아닌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전시되어 있기도 한다. 또 강아지에게 공룡뼈를 던져주는 장면에서 풋!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요동치는 바다」에서는 어떠한가? 노젓는 배에 매달려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다 밑이 달이라도 된양 착각하며 국기를 꽂는 사람도 있고, 침몰한 폐선에 인어공주가 폼잡고 앉아있다. 또 바다 속 잠수함에서 전망 망원경을 보는 선장이라니. 「뒤죽박죽 공항」은 더 웃기는 실수가 많다. 화성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는가 하면, 기장이 종이컵으로 통화를 한다. 외계인은 집이 그려진 티켓을 내밀며(아마도 집에 가게 해 달라는 거겠지?) 티켓팅을 기다리고 있고, 고대 이집트 글씨가 새겨진 유물이 트레이너에 실려 나온다. 그외 「해적선이다」,「인도거리」등등 많은 그림 안에 실수들을 찾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게 이 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단순하여 한번 재미가 들면 정신없이 빠져든다. 옆에서 뭐라해도 정신놓고 집중을 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주위가 산만하여 책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가 보면 틀림없이 재미를 붙일 거라 생각한다. 내 조카처럼 말이다.

우글우글에 재미를 붙인 조카는 바글바글과 북적북적은 어디있냐고 졸라대는 바람에 시리즈 세 권을 다 구입해야만 했다. 착한 고모는 그래, 그렇게라도 책을 읽다보면 책과 친해지겠지 하며 갖다바쳤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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