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신혼여행 간 것도 아닌데 『이우일♥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을 장장 한 달이 넘도록 읽었다. 오늘 드디어 그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데 도대체 제대로 읽은 건지 의심이 간다. 물론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내가 다녀온 것처럼 에피소드들이 생각나지만 너무 오랫동안 잡고 있은 감이 없진 않다. 지난번에 이우일의 쿠바 여행기를 읽은 적이 있었다. 쿠바라는 나라에 대해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고 있던 터라 꽤 재미있게 읽었다. 더구나 나는 여행기에 나오는 스케치나 그림을 좋아한다. 그래서 삽화지만 이우일의 그림이 재미있어 이 책이 궁금했었다. 나온 지 꽤 된 책이라 여행의 정보로서는(수정을 했다 해도 요즘 나오는 알찬 싱싱한 여행서적들을 두고 굳이 정보를 위해 이 책을 읽진 않을 것 같다.) 매력이 없지만 한권으로 여러 나라를 구경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읽었다. 하지만 역시 세월이 흘렀나보다. 작년부터 유난히 쏟아지고 있는 여행서적들과 비교하면 역시 이 책은 조금 구식이다. 그럼에도 술술 넘어가는 것은 아마도 선현경의 글과 이우일의 재미있는 그림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열두 나라가 나온다. 대부분 유럽이고 마지막에 이집트로 날아간다. 이들은 단체 관광이 아니라 배낭여행을 간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한 곳에 머물면서 여기저기 그곳의 문화를 즐기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코발트 블루라는 이유로 묵었던 영국의 방, 콧수염을 기른 여자 경찰이 있던 아일랜드, 기네스라고 하면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아일랜드의 흑맥주는 직접 마셔보지 못해 무지 아쉽다. 프랑스에서 낭만 운운하며 연꽃을 먹던 신혼부부, 가우디의 건물은 나 역시도 꼭 한번 보고 싶어 부럽다 운운하던 스페인, 헝가리 세체니 온천에서 수영복 입고 들어가 창피했다던 그들, 너무나 많은 나라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로 그 모든 것을 내 머릿속에 담아 둘 수 있을까 싶지만 꼭 내가 다녀온 것처럼 재미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여행 서적을 많이 읽는다. 가능하면 많은 나라들을 편안히 앉아 즐기고 싶다. 그러다가 바람이 들면 떠나는 거다. 나의 계획은 그렇다. 이우일과 선현경처럼 신혼여행기를 남기지는 못하겠지만 나만의 멋진 여행기 한 편 낼 기회는 만들고 싶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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